결국 '한국인 코치' 합류하는 모레노호, 너무 급했던 포옛 '이동국 카드'

김명석 기자
2026.09.10 20:39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조용형 코치와 이재홍 피지컬코치가 합류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모레노 사단과 선수단 간 가교 역할 및 체력 관리를 위해 한국인 코칭스태프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이번 인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편 유력 후보였던 거스 포옛 감독은 지도자 경력이 없는 이동국 디렉터를 코치진에 포함했다가 정량 평가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합류하는 조용형(왼쪽) 코치와 이재홍 피지컬 코치.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감독이 임시로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2명의 한국인 코치가 합류한다.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조용형(43) 코치와 이재홍(43) 피지컬코치다. 이들은 이미 구성된 '모레노 사단'에 추가로 합류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조용형·이재홍 코치의 모레노호 합류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협회 측은 "모레노 감독 사단과의 현지 미팅 이후 대표팀 운영을 지원할 한국인 코칭스태프 필요성이 제기됐고, 전력강화위원회 검토 후 진행됐다"고 밝혔다. 조용형 코치는 모레노 사단과 선수단, 소속 구단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이재홍 피지컬 코치는 체력 관리 및 컨디셔닝을 지원한다.

각각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가 이끄는 필드 코칭스태프, 하비에르 초카로 피지컬코치가 이끄는 피지컬 퍼포먼스 파트에 추가로 합류하는 방식이다. 이미 모레노 감독은 도캄포 수석코치, 하신트 마그리냐·빅토르 바르보 데 소토 코치,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 초카로 피지컬 코치 등 다른 5명의 코치와 함께 총 6명의 사단을 꾸린 상태였다. 여기에 한국인 코치 2명이 더해지는 것이다.

외국인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을 때마다 한국인 코치가 합류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 시절엔 차두리 현 화성FC 감독과 이재홍 피지컬 코치가 힘을 보탰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 시절엔 최태욱 코치가 동행한 바 있다. 조용형·이재홍 코치의 이번 모레노호 합류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자연스레 떠오르는 감독은 거스 포옛(우루과이) 전 전북 현대 감독이다. 전북 부임 첫 시즌 만에 팀의 K리그1·코리아컵 더블(2관왕)을 이끌었던 포옛 감독은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 채용 과정에서도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서류 마감 당일 일본의 한 매체가 포옛 감독의 선임을 확정적으로 보도했을 정도다.

전북 거스 포옛 감독이 1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후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그러나 포옛 감독은 서류 전형에서 '조기 탈락'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임시 감독 공개 채용 과정에서 감독만이 아닌 사단 형태의 지원을 요구했고, 서류 전형 등 과정에도 사단을 구성하는 코치들까지 모두 평가했다. 포옛 감독이 논란이 된 건 지도자 경력이 없는 이동국 현 용인FC 디렉터와의 동행이었다. 이동국 디렉터의 거듭된 거절에도, 이른바 삼고초려 끝에 이 디렉터의 수락을 받아낸 뒤 함께 대표팀에 지원한 것이다.

문제는 이동국 디렉터는 지도자 경력이 전무했다는 점. 그 첫걸음을 '국가대표팀 코치'로 떼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포옛 감독과 이동국 코치의 동행은 결정적인 패착이 됐다. 이미 국내에서 더블 경력을 갖춘 포옛 감독만 놓고 보면 높은 평가가 나오는 게 당연했으나, 지도자로서 이동국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뤄질 리 없었다. 결국 코치까지 '합산한' 점수에서 포옛 사단은 탈락했다.

만약 포옛 감독이 자신만의 사단부터 구성했다면 서류 전형 통과는 물론 임시 감독 선임도 충분히 노려볼 만했다. 결과론이지만 조용형·이재홍 코치의 이번 합류가 보여주듯, 포옛 사단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뒤였다면 이동국 디렉터와 동행 역시 더 수월할 수 있었다. 정당한 절차를 통해 선임된 감독이 선수들과의 가교 역할로 이동국 디렉터를 직접 낙점했다면, 지도자 경력을 떠나 여론 자체가 달라졌을 수 있다.

이번 임시 감독 선임 과정을 주도한 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전체 코칭스태프를 정량적인 평가로 진행하다 보니, 감독 지원자는 매우 훌륭한데 함께 지원한 코칭스태프의 자격 미달로 서류에서 탈락하는 아쉬운 사례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적 추세와 우리 대표팀에 맞는 최적의 감독을 축구협회 여건에 맞게 모시기 위해서는 절차적인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향을 모색하되 장단점을 잘 고려해 추후 감독 선임 과정에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로베르트 모레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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