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포가 떠나고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는 입대했다. 홈구장마저 의정부를 떠나 평택으로 옮긴다. 변화만 놓고 보면 불안 요소가 적지 않지만, KB손해보험 스타즈가 바라보는 곳은 오히려 더 높다.
하현용 KB손해보험 감독대행은 11일 일본 오사카현 사카이에서 전지훈련 중인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우승을 바라봐야 한다. 객관적으로 봐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라고 본다"고 새 시즌 목표를 밝혔다.
KB손해보험에는 지난 시즌의 아쉬움이 선명하다. 2025~2026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3-0으로 꺾어 19승 17패, 승점 58로 우리카드(57점), 한국전력(56점)을 제치고 극적으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봄배구는 너무 빨리 끝났다. 우리카드와 단판 준플레이오프에서 0-3(20-25, 18-25, 18-25)으로 완패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V리그 남자부는 대한항공이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현대캐피탈을 챔피언결정전 5차전 끝에 꺾고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KB손해보험으로선 3위에서 한 단계 더 올라 대한항공·현대캐피탈 양강 구도를 흔드는 것이 새 시즌 과제가 됐다.
하 대행은 지난 2025-26시즌 중 물러난 레오나르도 카르발류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었다. 그는 "감독대행 역할을 하다 보니 확실히 '결정권자'로서의 어려움이 많았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면서 "그래도 코치들이 많이 도와줬고, 선수들 역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노력해 준 것을 고맙게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런데 오프시즌 전력 변화가 만만치 않았다. 4시즌 동안 공격을 책임졌던 안드레스 비예나가 팀을 떠났고, FA로 영입했던 임성진은 군에 입대했다. 주전 리베로 김도훈도 OK저축은행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하 대행은 '마이너스'보다 '플러스'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비예나는 오랫동안 팀을 지탱한 대단한 선수지만,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임성진 역시 군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에 이탈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대신 기대할 카드가 있다. 먼저 지난 시즌 부상 여파로 기대만큼 힘을 쓰지 못했던 나경복의 반등이다. 하 대행은 "나경복은 무릎 상태가 완벽하진 않지만, 체중 조절을 많이 했다. 전지훈련에서도 개인 야간 운동과 러닝을 꾸준히 하는 등 마음가짐이 간절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황경민의 군 복귀도 크다. 여기에 아시아쿼터 타루샤 차메스와 홍상혁까지 더해지면서 하 대행은 오히려 아웃사이드 히터진의 선택지가 넓어졌다고 판단한다. 새 외국인 선수 리누스 베버와 주전 세터 황택의의 몸 상태는 변수다. 베버는 허벅지 부상, 황택의는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 여파로 완전한 상태는 아니다. 이들 역시 새 시즌 개막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특히 황택의는 일본 전지훈련에서 짧게나마 연습경기에 나설 정도로 회복 속도가 빠르다. 베버 역시 일본 전지훈련 이후 정상 훈련 합류가 가능할 전망이다.
코트 밖 환경도 완전히 달라진다. 기존 의정부체육관은 안전 문제로 사용이 중단됐고, 최근 두 시즌 임시 홈으로 사용한 경민대 기념관마저 시설 개선 권고를 받았다. 결국 KB손해보험은 2026~2027시즌 홈 18경기를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치르기로 했다. 오는 11월 1일 삼성화재전이 평택에서 치르는 첫 정규리그 홈경기다.
선수도, 외국인도, 홈구장도 바뀐다. 그래서 이번 일본 전지훈련의 의미도 더 크다. 하 대행은 "국내에서는 익숙한 환경과 아는 선수들을 상대로 훈련하지만,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다"며 "기량이 좋은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하는 것 자체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자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KB손해보험은 12일까지 훈련을 이어간 뒤 13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