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이후광 기자] “단장님을 비롯해 구단 프런트가 날 싸게 데려왔다는 말을 꼭 듣고 싶다. 그게 가장 큰 목표다. 그리고 우승을 하고 싶다.”
프로야구 KT 위즈 FA 이적생 최원준이 작년 11월 KT 팬 페스티벌에 참석해 취재진 앞에서 밝혔던 당찬 포부다. 그는 스토브리그 개장과 함께 4년 최대 48억 원 조건에 KT행을 택했다. 48억 원 가운데 42억 원을 보장받은 파격 조건이었다. 이에 오버페이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그는 4년 동안 ‘혜자 FA’로 거듭나는 시나리오를 그리며 새 둥지에서의 성공을 다짐했다.
KT가 123경기를 치른 현재 최원준의 48억 원 계약을 오버페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사라졌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에서 126경기 타율 2할4푼2리 100안타 6홈런 44타점 62득점에 그쳤던 선수가 119경기 타율 3할4푼1리 168안타 8홈런 66타점 102득점 OPS .884의 대반전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안타 2위, 득점 공동 2위, 타격, 출루율 4위 등 각종 타격 지표 상위권을 독식 중이다.
최원준은 지난 12일 수원 KIA전에서도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맹활약하며 팀의 6-2 승리 및 5연승을 이끌었다. 1-1로 맞선 2회말 2사 3루에서 KIA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만나 1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고, 3-2로 리드한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친 뒤 김민혁의 희생번트, 포일에 3루를 지나 홈을 밟았다. 1위 KT는 이에 힘입어 같은 시간 대구에서 LG 트윈스에 패한 2위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경기 후 만난 최원준은 “7, 8월 페이스가 좋지 못했다. 계속 안 좋을 수만은 없으니 9월 중요한 시기에 다시 좋아지길 바랐는데 그래도 최근 다시 잘하고 있는 거 같아서 다행이다”라며 “1위라는 게 마냥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다. 1위를 놓치지 않기 위해 플레이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다만 그렇다고 1위를 막 의식하는 건 아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가 이겼는데 같은 시간 삼성이 져서 너무 좋은 상황이 됐다. 사실 우리만 일단 이기면 되기 때문에 계속 그런 생각으로 야구를 하는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타격왕, 외야수 골든글러브, 200안타 등 개인 타이틀에 대한 솔직한 속내도 들을 수 있었다. 최원준은 “(구)자욱이 형이 갑자기 3할6푼을 쳐버리는데 이건 타격왕을 하지 말라고 기록으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라고 웃으며 “초반에는 내가 위에 있었으나 내가 타격왕을 하던 선수도 아니고 처음에 타격왕 도전이라는 이야기가 들릴 때 타율은 언젠가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올해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또 도전을 하면 된다. 나중에 도전해도 늦지 않다”라고 말했다.
골든글러브, 꿈의 200안타에 대해선 “골든글러브는 너무 받고 싶다. 야구선수라면 늘 꿈꾸는 거다. 다만 내가 받고 싶다고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니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할 거고, 그러면 뽑아주시지 않을까 싶다”라며 “200안타도 마찬가지다. 안타도 내가 치고 싶다고 칠 수 있는 게 아니다. 잘 맞은 타구가 잡히기도 하고 ABS에 걸릴 때도 있어서 뜻대로 안 된다. 물론 마지막 경기에서 2~3개 정도 남으면 엄청 의식은 될 듯하다”라고 밝혔다.
엄청난 활약에 힘입어 혜자 FA, 가성비 FA라는 수식어를 새긴 최원준. 이적 첫해부터 목표를 이룬 소감을 묻자 “그런 말을 들으면 너무 좋다. KT에 와서 그런 말을 들을 수 있게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라며 “결국 내가 잘하는 방법밖에 없다. 아무리 그런 이야기를 해도 내가 못하면 잘못된 이야기밖에 안 된다. 혜자 FA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는데 첫해부터 그렇게 하고 있는 거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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