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 왜 바꿨지?" 현대차 자율주행은 답한다...개발 영상 봤더니

"차선 왜 바꿨지?" 현대차 자율주행은 답한다...개발 영상 봤더니

이정우 기자
2026.09.13 09:3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내년 초까지 실차 테스트 포함 개발 체계 가동
주행 이유 설명하고 지시 이해…로보틱스로 확장 추진
왜 차선 바꿨는지 설명…AI 판단 '블랙박스' 줄인다

지난 11일 이희석 포티투닷 트라이온 그룹 리더(Trion Group GL) 대표가 VLA(비전·언어·행동)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지난 11일 이희석 포티투닷 트라이온 그룹 리더(Trion Group GL) 대표가 VLA(비전·언어·행동)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직진하면 되는데, 왜 차선을 바꿨어?"

자율주행차로부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 듣는 날이 한 걸음 가까워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스스로 운전하는 데서 나아가 자신의 운전 이유까지 설명하는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 상황을 언어로 해석하고, 행동을 판단하는 VLA(비전·언어·행동) 모델이다. 이를 통해 탑승자가 일상적인 대화로 차량에 지시를 내릴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포티투닷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VLA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VLA는 시각 정보 인식과 언어 기반 추론, 행동 생성을 결합한 모델이다. 포티투닷이 기존에 개발해 온 비전·행동 모델은 센서 입력을 바탕으로 차량 제어 명령을 직접 생성한다. VLA는 이 과정에 언어를 활용한 상황 이해와 추론을 더한다.

현재 VLA는 시뮬레이션을 통한 모델 검증 단계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실차 테스트를 포함한 전체 개발 프로세스를 가동할 계획이다. 탑승자의 구두 지시를 이해하는 기능 역시 VLA 개발 목표다. "저 빨간 차 뒤에 정차해줘"라고 요청하면 주변 상황을 파악해 적절한 위치에 차를 세우는 식이다. 목적지를 입력하는 데서 나아가 일상적인 대화로 차량에 구체적인 행동을 요청하는 사용자 경험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포티투닷은 언어 기반 추론과 사전 학습 지식이 희귀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정 상황에서 운전하는 모습을 반복해 보여주는 데 더해, 어떤 규칙에 따라 왜 그렇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언어로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블랙박스' 문제를 줄이는 것도 VLA의 개발 취지다. 블랙박스 현상은 AI가 어떤 근거로 특정 결정을 내렸는지 사람이 이해하거나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를 뜻한다. 차량이 차선을 바꾸거나 멈춘 결과는 볼 수 있지만 그 판단의 근거는 알기 어려울 수 있다. VLA는 이를 언어로 표현해 개발자와 사용자가 차량의 행동을 이해하도록 설명 가능성을 높인다.

영상과 언어 기반 추론을 통한 실제 주행 행동 출력 영상./사진제공=현대차그룹
영상과 언어 기반 추론을 통한 실제 주행 행동 출력 영상./사진제공=현대차그룹

이날 공개한 VLA 개발 영상에는 모델이 차로 변경 상황을 해석하고 주행 행동과 그 이유를 문장으로 표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실제 주행 로그 영상을 활용해 모델을 평가한 결과다. 다만 판단 근거를 설명하는 기능이 곧 주행 판단의 정확성이나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포티투닷은 언어 추론이 실제로 더 안전하고 정확한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검증하고 있다.

개발에는 현대차그룹의 자체 자율주행 AI인 '아트리아 AI'를 위해 축적한 데이터와 기술 인프라를 활용한다. 카메라 입력과 주행·내비게이션 데이터에 상황 설명과 판단 근거를 담은 언어 데이터를 더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완성도가 더 높은 기존 E2E(엔드투엔드) 모델의 개발을 우선하면서 VLA의 병행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공통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두 기술을 확보하고, 차량 하드웨어 사양과 고객 요구에 따라 선택하거나 조합한다는 전략이다.

이희석 포티투닷 트라이온 그룹 리더(Trion Group GL)는 "VLA는 AI가 단순히 주행하는 수준을 넘어 상황을 이해하고 추론하며 행동하는 피지컬 AI 구현의 핵심 기술"이라며 "자율주행을 시작으로 로보틱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정우 기자

산업1부 자동차물류 담당하는 이정우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