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제발 골 좀 넣어주세요(Please Score A Goal)."
토트넘 홋스퍼 팬이 에버튼전을 앞두고 들어 올린 현수막에는 응원이 아닌 절박한 구조 요청이 담겨 있었다. 토트넘은 이번에도 골을 넣지 못했다.
영국 'BBC'는 13일(한국시간) "무기력한 토트넘이 또다시 침묵했다. 새로운 시대를 향한 기대는 거짓된 새벽으로 변하고 있다"라며 토트넘의 심각한 빈공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토트넘은 이날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에버튼과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개막 후 2무 2패에 그친 토트넘은 시즌 첫 승과 첫 골을 다음으로 미뤘다. 지난 시즌 최종전 에버튼전에서 주앙 팔리냐가 득점한 뒤 리그에서 407분 동안 골을 넣지 못했다.
토트넘이 단일 시즌 개막 후 리그 4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것은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4경기 연속 득점하지 못한 것도 2006년 9월 이후 20년 만이다.
또한 이번 경기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140번째 프리미어리그 경기이자 이곳에서 나온 최초의 0-0 무승부였다.
BBC는 "어떤 상황에서도 끔찍한 기록이지만, 토트넘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3억 파운드(약 5450억 원) 이상을 지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심각하다. 토트넘은 날카로움을 더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썼지만 오히려 무딘 도구가 됐다"라고 지적했다.
토트넘은 오마르 마르무시와 사비우, 도미닉 솔란케를 공격진에 배치했다. 후반에는 모하메드 쿠두스, 마티스 텔, 제임스 매디슨까지 투입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8,500만 파운드(약 1544억 원)에 영입한 마테우스 페르난데스가 후반 2분 팀의 첫 유효 슈팅을 기록하자 홈 관중석에서는 냉소적인 박수가 쏟아졌다.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 토트넘 선수들이 후방에서 공을 돌리자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종료 휘슬과 함께 야유가 경기장을 뒤덮었다.
토트넘은 후반 막판 루카스 베리발의 중거리 슈팅으로 승리를 노렸지만 조던 픽포드에게 막혔다. 오히려 에버튼의 키어넌 듀스버리홀과 브레넌 존슨이 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답답한 경기를 지켜본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팬들에게 미안하다. 우리 모두 팬들에게 죄송하다. 특히 경기 초반 팬들은 환상적이었다. 팀이 잘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밀어붙이는 모습을 봤을 때 선수들과 함께 뛰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팬들이 보인 반응은 당연하다. 우리는 언제나 팬들에게 감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데 제르비 감독은 경기력 개선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첫 30분 동안 우리는 매우 잘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그 순간 자신감 문제로 지나치게 흔들렸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후반에는 많은 선수의 자신감이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선수들은 행복해야 하고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도 인간이다. 감정이 있고 머리로 생각한다. 내 역할은 선수들을 돕고 개선해야 할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다. 첫 30분과 같은 경기력을 90분 동안 보여준다면 많은 경기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치도 토트넘 공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기대 득점(xG)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번 시즌 3~4골을 넣었어야 하지만, 페널티킥을 제외한 슈팅당 기대 득점은 0.066에 불과하다. 슈팅 한 번의 기대 득점 확률이 평균 6.6%에 그쳤다는 의미다.
공격수 히샬리송은 출전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계약 기간이 9개월 남은 그는 구단과 갈등을 겪고 있으며 데 제르비 감독의 프리미어리그 선수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이적시장 마감일 추진됐던 에버튼 복귀와 바스쿠 다 가마 이적은 모두 무산됐다.
토트넘은 지난 두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17위에 머물렀다.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꿈꿨지만, 현재까지 달라진 것은 없었다. BBC는 "토트넘의 결정력 부족은 분명 우려해야 할 문제다. 시즌 첫 승과 첫 골을 향한 기다림은 계속된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