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지주이자 에이스 손흥민(LAFC)이 떠난 뒤 토트넘 홋스퍼의 몰락은 계속되고 있다.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무려 3억 파운드(약 5310억 원)가 넘는 천문학적인 거액을 쏟아붓고도 최악의 무득점 침묵에 빠지며 완벽히 무너져 내렸다.
영국 매체 'BBC'는 13일(한국시간) "이빨 빠진 토트넘이 또다시 무득점에 그쳤다. 새로운 시대가 헛된 희망으로 바뀌었다"며 "에버턴전 0-0 무승부로 토트넘의 리그 무득점 행진이 무려 407분으로 늘어났다"고 집중 조명했다.
토트넘은 12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02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에버턴과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이후 치른 140번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무득점 무승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막 후 4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굴욕적인 역사가 쓰였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이 잉글랜드 4개 프로 리그를 통틀어 개막 4경기 연속 골을 넣지 못한 것은 구단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4경기 연속 무득점 기록 역시 2006년 9월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올여름 구단이 쏟아부은 돈을 떠올리면 더욱 충격적이다. 토트넘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 신임 감독 체제에서 공격력 강화를 위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만 3억 파운드 이상을 지출했다. 오마르 마르무시, 사비우 등을 대거 영입하고 마테우스 페르난데스 영입에만 8500만 파운드(약 1500억 원)를 투자했다.
팬들도 등을 돌렸다. 영국 'BBC'는 "8500만 파운드의 사나이 페르난데스가 후반 1분 팀의 첫 유효슈팅을 기록하자 관중석에서는 조롱 섞인 박수가 터져 나왔다"고 씁쓸한 토트넘의 현 상황을 짚었다.
수치 역시 처참하다. 통계에 따르면 토트넘의 기대 득점(xG)상 최소 3~4골은 들어갔어야 했지만, 페널티킥을 제외한 슈팅당 기대 득점값은 고작 0.066에 불과했다. 공격 기회를 만드는 위협도 자체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다.
관중석 분위기는 분노로 들끓었다. 킥오프 전 관중석에는 '제발 골 좀 넣어라(Please Score A Goal)'는 현수막이 걸렸고, 전반전이 무득점으로 끝나자 '제발 슛이라도 때려라(Please Have A Shot)'로 문구를 바꿔야 한다는 자조가 터져 나왔다. 후반 38분 수비진에서 무의미한 후방 볼 돌리기가 이어지자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졌고, 종료 휘슬이 울리자 경기장은 거센 비난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사령탑도 고개를 숙였다. 데 제르비 감독은 경기 후 "팬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초반 경기력이 좋을 때는 팬들도 함께 뛰어줬지만 이후 팬들이 보인 분노의 반응은 당연하다"고 자책했다.
이어 "첫 30분은 좋았지만 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었다. 후반전에는 많은 선수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