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실내 피트니스 레이스 하이록스 대회에서 한 호주 선수가 경기 도중 대변 실금 증상을 겪는 상태로 공용 기구를 사용하며 완주해 우승까지 차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비위생적인 경기 지속 영상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전 세계적인 논란과 안전 기준에 대한 비판이 일자 주최 측이 공식 사과와 함께 규정 개정에 나섰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5일(한국시간) "하이록스 조직위원회가 중국 베이징 대회에서 대변 실금 증상을 겪은 호주 선수의 완주와 우승을 방치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즉각적인 규정 개정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의 주인공은 하이록스 여자 솔로 부문 세계기록 보유자인 조안나 비에트르지크(호주)였다. 지난 주말 열린 베이징 대회에 초청 선수로 참가한 비에트르지크는 다리에 배설물이 흘러내리는 상태에서도 고강도 운동을 이어갔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쓰는 공용 장비를 그대로 사용했다. 해당 경기 장면이 담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주최 측의 보건 및 안전 기준 미비와 선수의 책임 문제를 두고 거센 공분이 일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하이록스 공동 창립자인 모리츠 퓌르스테는 SNS를 통해 "대회 도중 즉각 대응하지 못한 것은 하이록스의 명백한 실수였다"며 "이러한 잠재적 사고를 미리 예측하는 것이 내 역할이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와 같은 상황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즉시 규칙과 절차를 개정해 적용했다"고 밝혔다.
대회 주최측인 하이록스 차이나와 하이록스 월드는 성명을 통해 "야간에 오염된 레인을 격리해 정밀 소독을 완료했다. 오염된 장비를 전면 철거했으며 경기장 카펫을 교체한 뒤 다음 날 경기를 재개했다"고 해명했다.
와중에 비에트르지크는 대회 직후 병원 침대로 보이는 곳에서 찍은 셀카와 함께 "끝까지 가거나 집으로 가거나, 승리는 승리다. 진심 어린 모든 응원에 감사드린다"는 글을 개인 SNS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마라톤 등 극한의 지구력 스포츠에서 선수가 배설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례가 드문 것은 아니다. 2005년 런던 마라톤 당시 영국의 폴라 래드클리프가 복통으로 경기 중 볼일을 보고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하이록스는 공용 기구와 밀폐된 실내 공간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다른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베이징 대회에 참가했던 조 호는 개인 SNS를 통해 "비용을 지불하고 안전하고 전문적인 대회를 기대했던 동료 참가자들에게는 실질적인 신체적, 정신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최 측의 과실을 인정한다면 환불이나 의미 있는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2017년 독일에서 시작된 하이록스는 1km 달리기와 로잉 머신·썰매 밀기·버피 점프·메디신 볼 던지기·샌드백 런지 등 고강도 피트니스 스테이션을 번갈아 수행하는 대회로, 최근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