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수원 KT의 주장 김선형이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출발선에 섰다. 부상으로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새 시즌에는 건강한 몸으로 KT의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일본 전지훈련을 소화한 김선형은 “지난해와 올해 전지훈련의 포인트가 다르다. 지난해에는 부상자가 많지 않았고 외국인 선수도 1명만 뛰었기 때문에 기존의 것을 다지는 느낌이었다면 올해는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뛰는 상황을 일본 팀과 경기를 통해 맞춰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선수들이 점점 호흡을 맞추면서 팀이 단단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선형에게 지난 시즌은 아쉬움이 컸다. KT 합류 후 시즌 초반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운 빠른 농구를 선보였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김선형을 시작으로 부상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KT의 흐름도 크게 흔들렸다.
그는 “KT에 와서 보여준 모습은 1, 2라운드에서 다치기 전까지였던 것 같다. 당시에는 빠른 농구가 잘 나왔고 팀 성적도 좋았다”며 “저를 시작으로 선수들이 계속 다치면서 많이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그래서 올해는 서두르지 않는다. 전지훈련에서 몸 상태를 완벽하게 만드는 것보다 시즌 개막에 맞춰 최고의 컨디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선형은 현재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80%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일본에 왔을 때는 거의 100%였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시즌이다. 올해는 시즌에 맞춰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1988년생인 김선형에게 여전히 가장 먼저 따라붙는 단어는 ‘스피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운동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시선도 있지만 정작 김선형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제가 느끼기에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몸의 밸런스를 제대로 잡고 관리만 잘한다면 스피드는 지난해 부상에서 복귀했을 때보다 오히려 더 빠를 것 같다”고 자신했다.
무조건 빨리 뛰는 것보다 ‘잘 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오랜 경험을 통해 자신의 몸을 관리하고 경기 흐름에 맞춰 장점을 사용하는 방법도 익혔다.
새 시즌 KBL은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코트에 나설 수 있다. 김선형에게는 낯설지 않은 변화다. 이미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뛰는 농구를 경험했던 그는 자신의 노하우를 동료들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김선형은 “경험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운영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갑자기 외국인 선수 2명이 함께 뛰면 어떻게 해야 할지 어색할 수 있다”며 “제가 가진 경험을 선수들에게 잘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아쉬움도 분명하다. 그러나 주장이라고 해도 부상까지 통제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 김선형의 설명이다.
그는 “부상자가 나오기 전과 이후의 성적이 너무 극명했다. 아무리 제가 주장이고 팀을 잘 이끌려고 해도 선수들이 다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며 “건강하게 시즌을 보냈다면 지난해에도 봄 농구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비시즌에는 선수단 전체가 부상 방지와 몸 관리에 더욱 공을 들였다. 선수층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만큼 건강한 전력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전력 보강도 기대감을 키운다. KT는 패리스 배스가 돌아왔고 전성현 등 새로운 선수들도 합류했다.
김선형은 “개인적으로 지난해보다 훨씬 기대가 된다. 지난해 우리가 가려웠던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왔다”며 “그런 부분에서 분명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배스에 대한 기대가 크다. 김선형은 “배스는 한국 농구에 굉장히 특화된 선수라고 생각한다. 파울을 얻어내는 능력이 탁월하고 스피드도 있다”며 “공을 주면 한 골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신뢰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강점을 ‘카멜레온’에 비유했다.
김선형은 “15년 동안 정말 많은 외국인 선수와 뛰었다. 돌아보면 저는 어느 외국인 선수와 뛰어도 카멜레온처럼 맞춰왔던 것 같다”며 “센터와 뛰면 센터에 맞추고 포워드와 뛰면 또 그 선수에게 맞춘다. 누구와 뛰어도 마음은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존을 걱정하기보다는 그 선수의 장점을 어떻게 더 살릴 수 있을지를 팀적으로 생각한다. 배스와 뛰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무엇보다 김선형의 시선은 개인 기록이 아닌 KT의 성적을 향하고 있다. 첫 번째 목표는 지난 시즌 이루지 못했던 ‘봄 농구’다. 하지만 거기서 끝낼 생각은 없다.
김선형은 “첫 번째는 무조건 봄 농구에 가야 한다. 그리고 봄 농구에 간다면 당연히 그다음 목표는 우승”이라면서 “KT의 창단 첫 우승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다. 팬분들도 정말 원하실 것이고 선수들도 그것을 목표로 운동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만큼 필사의 각오로 이번 시즌에 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자신의 농구를 모두 보여주지 못했던 김선형은 이번에는 서두르지 않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몸 상태는 아직 80%. 그러나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스피드에는 오히려 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주장 김선형이 바라보는 곳은 분명하다. 단순한 명예회복이 아니다. 건강한 김선형과 보강된 전력으로 봄 농구를 넘어 KT가 아직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창단 첫 우승까지 달려가는 것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