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점이 중요한 경기였다."
승장 김원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경기 후 짚은 승부처는 정확히 1회말이었다. 두산의 끈질긴 2사 후 집중력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대표팀 차출 공백을 절감한 삼성 라이온즈의 수비 난조가 맞물리며 초반에 경기 흐름이 요동쳤다.
두산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반면 1위 KT 위즈 추격에 갈 길 바쁜 삼성은 타선 침묵과 수비 실책이 겹쳐 2위 자리를 지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사실상 이날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장면은 1회말에 나왔다. 두산은 선두타자 박찬호의 뜬공 뒤 박지훈의 우전 안타와 김민석의 삼진으로 2사 1루 찬스를 맞았다. 이어 양의지가 친 타구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높게 튀었다. 이때 AG 대표팀에 차출된 주전 유격수 이재현의 빈자리를 채우던 심재훈이 바운드를 맞추지 못하고 멈칫했다.
유격수가 잡아야 할 타구로 보였지만, 좌전 안타로 연결돼 1루 주자 박지훈이 3루까지 파고들며 순식간에 2사 1·3루 위기로 번졌다. 박지훈이 틈을 놓치지 않고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를 펼친 것이다. 좌전 안타로 기록됐지만, 심재훈의 보이지 않은 실책에 가까웠다.
이어 더 치명적인 수비 미스가 나왔다. 타석에 들어선 세베리노가 친 큼지막한 타구가 가운데 담장을 향해 날아갔다. AG 대표팀 합류로 빠진 주전 중견수 김지찬 대신 선발 출전한 박승규가 타구를 따라붙었으나, 순간적으로 시야에서 공을 놓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타구는 박승규의 키를 넘겨 중앙 펜스를 직격했고, 2사 후 자동 스타트를 끊었던 두 명의 주자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세베리노의 2타점 2루타로 두산이 손쉽게 2-0 선취점을 챙기는 순간이었다.
삼성은 2회초 전병우가 비거리 135m짜리 대형 솔로포(시즌 9호)를 터뜨리며 2-1로 따라붙었지만, 전체 3안타 빈공에 묶여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반면 두산은 4회말 양석환이 크리스 페덱을 상대로 풀카운트 끝에 좌중월 솔로 홈런(시즌 3호, 비거리 130m)을 쏘아 올리며 승기를 굳혔다. 4회말 점수를 마지막으로 경기는 그대로 3-1로 끝났다.
경기 후 김원형 감독은 "선취점이 중요한 경기에서 1회말 박지훈, 양의지가 안타를 때려 찬스를 잡았고 세베리노가 초구부터 적극적인 스윙으로 타점을 올렸다. 추가점이 필요할 때는 양석환이 결정적인 홈런을 날리며 승기를 잡았다"고 타자들의 집중력을 칭찬했다.
이어 김 감독은 "선발 벤자민이 호투하며 승리 분위기를 만들었고, 타카다(1⅔이닝), 김택연(1⅓이닝)이 3이닝을 완벽하게 막았다. 마무리 이영하도 상대 중심타선을 잘 막고 귀중한 세이브를 올렸다"고 투수진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