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안세영이 버틴 대한민국을 꺾으며 기세를 올렸던 일본 배드민턴 여자 대표팀이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끝내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일본은 24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매치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에 통산 두 번째 단체전 금메달을 노렸던 일본의 도전은 은메달로 막을 내렸다.
일본은 이번 결승에 오르기까지 매서운 상승세를 탔다. 8강에서 인도를 3-1로 제압한 데 이어, 전날 준결승에서는 직전 항저우 대회 우승팀이자 세계 최강 안세영이 버티고 있던 대한민국마저 3-1로 물리치는 이변을 연출하며 금메달 문턱까지 다가섰다.
하지만 마지막 무대에서 마주한 중국의 전력은 막강했다.
기선 제압이 걸린 제1단식부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지난 8월 세계선수권 준우승자이자 일본의 에이스인 야마구치 아카네가 중국의 왕즈이(세계랭킹 2위)와 격돌했다. 첫 게임을 내준 야마구치는 2게임을 접전 끝에 21-19로 따내며 균형을 맞췄지만, 3게임에서 왕즈이의 거센 공세에 밀려 17-21로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풀게임 혈투 끝에 첫 매치를 빼앗기며 흔들렸다.
이어진 제1복식에서도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 조는 세계 1위 류성수-탄닝 조를 상대로 분전했다. 1게임을 먼저 내준 뒤 들어선 2게임에서 최대 7점 차까지 앞서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중국의 맹렬한 추격전에 동점을 허용했고, 23-23 듀스 접전 끝에 상대의 연속 강타를 막아내지 못하며 무너졌다.
매치 스코어 0-2로 벼랑 끝에 몰린 일본은 제2단식 주자로 신예 미야자키 도모카를 내세워 반전을 꾀했으나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완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경기 후 첫 주자로서 패배를 안았던 야마구치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야마구치는 "내가 1단식 주자로서 제 역할을 다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팀 전체가 하나하나 승리를 일궈내며 올라온 결승이었다"고 밝혔다.
전날 디펜딩 챔피언 한국을 넘어서며 홈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일본은 결국 결승 무대에서 중국에 단 한 매치도 따내지 못한 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