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도요하시(일본), 이후광 기자] 조별예선 대만전에서 아시아를 충격에 빠트린 대한민국 에이스. 그의 묵직한 광속구를 처음 받아본 포수는 KBO리그에서 본인이 왜 이 공을 못 쳤는지 알게 됐다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곽빈은 지난 2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B조 조별예선 대만과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압도적 투구를 뽐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슈퍼 에이스를 등에 업은 류지현호는 난적 대만을 5-0으로 완파, 기세를 이어 3전 전승으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곽빈은 시종일관 150km 중반대의 위력적인 직구를 뿌리며 대만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전광판에 직구 구속이 무려 164km까지 찍히며 장내가 술렁였는데 이를 곽빈의 실제 구속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공의 위력이 대단했다. 물론 이는 잘못된 측정일 가능성이 높다. KBO리그 공식 최고 구속이 160.3km인 곽빈은 “내 공이 아닌 타구 속도가 잘못 나온 거 같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그렇다면 국가대표팀에 와서 곽빈과 처음 배터리호홉을 맞춘 포수는 그의 공이 얼마나 위력적이었을까. 현장에서 만난 김건희는 “내가 우스갯소리로 그랬다. 공이 너무 좋아서 그냥 계속 이 공만 받고 싶다고”라며 “이게 괜히 나라를 대표해서 오는 투수들이 아니다. 포수는 손맛이라는 게 있다. 타격할 때 손맛이 있듯, 잡을 때도 손맛이 다르다. (곽)빈이 형 첫날 몸 풀 때 공을 받으러 나갔는데 손이 너무 아팠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급기야 김건희는 과거 곽빈과 승부를 반성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타자 입장에서만 형의 공을 느껴봤지, 직접 받아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내가 못 칠 만했다. 인정을 한다”라며 “사실 리그에서 타자로 형과 승부할 때는 승부욕이 강해서 어떻게든 이기고 싶었다. 이 정도는 칠 수 있다는 생각이었는데 공을 받아보니 앞으로도 안 될 거 같다. 내가 진 게 맞다. 치면 잘한 거다”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김건희의 곽빈 상대 통산 기록은 12타수 1안타 타율 8푼3리다.
김건희는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에서 곽빈의 절친이자 강속구 라이벌인 안우진과도 여러 차례 배터리호흡을 이뤘다. 두 선수의 공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내가 비교할 순 없지만, 조금만 말씀을 드리면 (안)우진이 형은 변화구 퀄리티가 좋은 투수이고, (곽)빈이 형은 공을 윽박지르는 투수다. 두 선수가 합쳐지면 정말 쉽지 않을 거 같다. 둘 다 부족한 게 없는데 장점 하나씩만 서로 보완하면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건희는 곽빈과 더불어 김영우, 배찬승 등 후배들의 구위에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배)찬승이랑 (김)영우가 마운드에 오르기 전 몇 번 공을 받아줬는데 부담 없이 던져도 된다고 말해줬다. 이 정도 공이면 충분히 통하고, 이 선수들도 다 잘해서 뽑힌 거라 편하게 던지라는 조언을 해줬다”라고 밝혔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