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뒷문 문제만이 아니다' 이틀 연속 뒤집은 KT 미친 뒷심, KBO 어떤 마무리도 안심 못한다

김동윤 기자
2026.10.01 11:41
KT 위즈는 지난달 29일과 30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2경기를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29일에는 연장 10회 혈투 끝에 8-5로 승리했으며, 30일에는 권동진의 결승 솔로포를 앞세워 3-2로 이겼다. KT는 구단 단일시즌 최다승 신기록인 83승을 달성하며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6'으로 줄였다.
KT 권동진이 9월 30일 광주 KIA전에서 9회 결승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선두 KT 위즈를 상대할 때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 이틀 연속 광주에서 보여준 끈질긴 뒷심이 그 이유를 증명했다.

KT는 지난달 29~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 2경기를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29일에는 연장 10회 혈투 끝에 8-5로 승리했고, 이튿날에는 9회 권동진의 결승 솔로포를 앞세워 3-2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린 KT는 9월 29일 82승째로, 구단 단일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하루 만에 기록을 다시 늘렸다. 또한 83승 4무 49패로 선두를 지키며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6'까지 줄였다.

두 경기의 공통점은 분명했다. 먼저 맞아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실점한 뒤에는 오래 끌려가지 않았다. 29일이 그랬다. KIA 김도영이 1회말 선제 투런포를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KT는 바로 다음 이닝 김현수의 만루홈런으로 4-2 역전에 성공했다.

KIA가 다시 반격했다. 3회말 해럴드 카스트로의 우중월 투런포와 나성범의 우월 솔로포가 연달아 터지며 5-4로 다시 앞섰다. 그러나 KT는 3회 이후 KIA에 더는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오원석과 손동현, 김정운이 차례로 마운드를 지킨 사이 타선에는 뒤집을 시간이 생겼다. 결국 9회초 2사 만루에서 김상수가 볼넷을 골라 승부를 5-5 원점으로 돌렸다.

KT 샘 힐리어드가 9월 30일 광주 KIA전에서 동점 투런포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기세를 잡은 KT는 연장 10회 단숨에 승부를 끝냈다. 최원준의 안타와 김현수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 3루에서 안현민이 중앙 담장을 직격하는 2타점 3루타를 터트렸다. 샘 힐리어드의 희생플라이까지 이어지며 8-5. 한 번 잡은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하루 뒤에도 비슷했다. KT는 30일 5회까지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오히려 6회말 김도영의 우중간 2루타에 이어 카스트로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0-2로 뒤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곧바로 응수했다. 7회초 2사 1루에서 힐리어드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시즌 40호 투런포를 터트렸다. KIA가 힘겹게 잡은 리드는 단 한 이닝도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더 예상하기 어려웠다. 2-2로 맞선 9회초 선두타자 권동진이 전상현을 상대로 우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올 시즌 타율 0.261, 홈런 2개에 그쳤던 내야수가 가장 중요한 순간 시즌 3호 홈런을 날렸다. KT는 그렇게 올 시즌 40번째 역전승을 완성했다.

바로 이런 점이 KT의 무서움이다. 29일에는 베테랑 김현수가 만루포를 날리고 안현민이 연장에서 승부를 갈랐다. 30일에는 40홈런을 채운 힐리어드가 동점을 만들었고, 상대적으로 장타와 거리가 멀었던 권동진이 결승 홈런을 터트렸다.

KT 박영현이 9월 30일 광주 KIA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올해 KT 타선은 특정 한두 명만 막는다고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예측하기 어렵다. 누군가 침묵하면 다른 누군가가 승부처에 나타난다. 상대가 리드를 잡아도 KT가 경기 후반까지 한두 점 차를 유지하면 부담은 자연스럽게 상대 마운드로 넘어간다. KIA 뒷문만 문제가 아닌 이유다.

KT가 이렇게 끈질기게 뒤집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역전 이후를 책임질 카드가 확실하다는 점이다. 그 카드가 박영현이다. 박영현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지난달 28일 귀국한 뒤 곧장 광주로 내려왔다. 그리고 29~30일 연투해 2⅓이닝 무실점으로 1승 1세이브를 쓸어 담았다.

물론 KIA는 이틀 연속 후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KT의 연승을 상대 뒷문의 불안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먼저 점수를 내줘도 바로 따라붙고, 한 번 따라붙으면 끝까지 압박하며, 스타가 막히면 예상 밖의 선수가 해결한다. 그리고 어렵게 잡은 리드는 국가대표 마무리 박영현이 지킨다.

이러니 올해 KBO 리그 그 어떤 팀, 어떤 마무리도 좀처럼 안심하기 어렵다. KT가 선두에 있는 이유는 단순히 많이 이겨서가 아니라, 질 것 같은 경기를 좀처럼 포기하지 않고, 결국 이기는 경기로 바꾸는 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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