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7일 오전 10개 구단 사장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개최하고 차기 총재 선임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허구연 현 총재의 3연임 여부다.
2022년 3월 제24대 KBO 수장에 취임한 허 총재는 1년 반가량 정지택 전 총재의 잔여 임기를 채운 뒤 2023년 11월 KBO 총회의 만장일치 서면표결로 25대 총재로 재선임됐다. 올해 말 3년 임기가 끝난다.
야구계에서는 허 총재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허 총재 부임 후 KBO리그는 올해까지 3년 연속 1000만 및 2년 연속 12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대호황을 누리고 중계권 계약 금액도 파격적으로 인상됐다. 야구 대표팀은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진출과 아시안게임 5회 연속 금메달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불러모았다.
차기 총재를 결정하는 각 구단 고위층은 대부분 허 총재의 공로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야구를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 인기 스포츠로 부활시키고 관중 및 상품 판매 증가와 중계권료 등을 통해 구단 수익을 크게 끌어올린 점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년 반 동안 허구연 총재의 더 빛나는 성과는 겉으로 드러난 결과물보다도 야구계에 '공정(公正·공평하고 올바름)'의 가치를 인식시킨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허 총재는 취임 후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ed Ball-Strike System)을 비롯해 피치 클락,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는 데 앞장섰다. 이같은 변화는 경기 운영의 공정성을 높이고 선수와 심판 등 구성원들간의 불신을 해소할 뿐 아니라 경기 시간을 단축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KBO가 지난 5~7월 현장 관람객 중 만 15세 이상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6.7%가 이러한 제도 변경과 안착이 경기 관람을 유도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해 팬들 또한 KBO의 리그 운영 방식을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구 대표팀 선발에서도 '공정'이라는 키워드가 최우선으로 적용됐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지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역대 대회 중에서도 이번에는 잡음이나 변수 없이 순조롭게 준비 과정을 거쳐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허 총재는 선발위원들에게 "주변에 휘둘리지 말고 오로지 팬과 성적만을 위해 소신껏 뽑으라"고 이야기했다는 후문이다.
KBO 조직 내에서도 과감한 쇄신을 도모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KBO 총재 자리는 인사나 행정과 관련해 민원이나 청탁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허구연 총재는 그러한 특혜나 관행을 거부하고 능력만으로 사람을 가려 쓴다"고 귀띔했다.
또한 허 총재는 KBO 최초 야구인 출신 총재라는 장점을 살려 쉼 없이 현장을 다니며 관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허프라(허구연+인프라)'라는 별명답게 수많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을 만나며 인프라 구축에도 변함 없는 관심을 보였다. 아울러 '스포츠과학 센터' 설립 추진,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와 '티볼 대회'의 지속 개최 등 한국 야구의 미래를 내다보는 행보도 이어갔다.
과거 정치인이나 기업인 출신 총재들과는 달리 중립적이고 소신 있게 행정가들과 접촉할 수 있다는 것도 그의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공정'은 허 총재의 또다른 소신인 '팬 퍼스트'와 '클린 베이스볼'로도 이어진다. 한 관계자는 "야구장에서 공정하고 깨끗한 승부가 펼쳐지니 결과적으로 젊은 세대와 여성 팬들을 비롯해 관중이 크게 늘어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KBO 총재는 이사회에서 ¾ 이상의 동의를 받아 추천하며, 구단주 총회에서 ¾ 이상의 찬성으로 선출한다. 만약 허구연 총재가 3연임에 성공한다면 박용오(12~14대·1998~2005년), 구본능(19~21대·2011~2017년) 전 총재에 이어 3번째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