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50)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비밀 카드'로 준비한 '토종 에이스' 원태인(26)의 투입 기준을 명확히 밝혔다. 무작정 등판시키는 것이 아닌, 승기를 잡은 타이트한 리드 상황이라면 주저 없이 에이스를 뒷문에 투입해 2차전을 잡겠다는 총력전 선언이다.
박진만 감독은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나선 자리에서 원태인의 활용 방안과 향후 로테이션 구상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전날 1차전을 1-5로 내준 삼성은 벼랑 끝 심정으로 2차전에 나선다.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원태인의 보직과 등판 타이밍이었다. 당초 3차전 선발 후보로 꼽혔던 원태인은 마무리 김재윤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1차전에 이어 2차전 역시 미출장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채 불펜에서 대기한다. 원태인 역시 1차전 불펜에서 대기했으며 2차전에서도 세이브 상황이 되면 등판한다는 것을 직접 전했다.
박 감독은 원태인의 투입 기준에 대해 단호했다. 박 감독은 "이기고 있을 때는 무조건 출전시킬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앞으로 태인이가 나간다는 것은 오늘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전제하에 출전시키는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 온다면 당연히 나간다. 그렇게 되면 선발 로테이션에도 자연스럽게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태인이 뒷문을 잠그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면, 비게 되는 3차전 선발 자리는 이미 계산이 서 있다. 바로 우완 최원태다. 박 감독은 원태인 투입 시 발생할 대체 선발 카드에 대해 "오늘 경기 상황을 보고 (크리스) 페덱이 (등판 일정을) 당겨질 수도 있다"면서도 "태인이가 오늘 등판하게 되면 3차전 선발은 최원태다. 3차전 선발까지는 이미 내정돼 있다"고 로테이션 플랜을 명쾌하게 밝혔다.
다만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다면 굳이 원태인 카드를 소모하지 않는다. 박 감독은 '점수 차가 크게 벌어져 이기고 있을 때도 등판하느냐'는 질문에 "불펜 투수들도 그 정도 점수 차는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다"며 "그 정도 격차라면 (원)태인이를 굳이 쓸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리드를 넉넉히 잡는다면 원태인을 아껴 예정대로 3차전 선발 카드로 돌리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1차전을 패하며 기선 제압을 당한 삼성이지만, 사령탑의 머릿속은 이미 승리를 향한 '필승 공식'이 자리 잡고 있다. 뒷문을 확실히 걸어 잠그겠다는 박진만 감독의 파격 승부수가 2차전 대구 그라운드에서 적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