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이다. 손흥민(34·LAFC)이 떠난 이후 두 시즌 연속 17위에 머물며 끝없는 암흑기에 갇혔던 토트넘 홋스퍼가 무려 600여 일 만에 리그 3연승을 질주하며 완벽한 부활에 성공했다.
영국 매체 'BBC'는 1일(한국시간) "로베르토 데 제르비 체제의 토트넘이 마침내 그토록 찾아 헤매던 꾸준함을 발견했는가"라며 "토트넘이 크리스탈 팰리스를 2-0으로 완파하고 약 21개월 만에 프리미어리그 3연승을 달성했다. 길고 길었던 기다림이 마침내 끝났다"고 집중 조명했다.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찼을 때 이후 첫 대기록이다. 매체는 "토트넘이 리그에서 3연승을 거둔 것은 2025년 2월 이후 무려 600일이 훌쩍 넘는 시간 만"이라며 "이번 3연승은 직전 26경기에서 거둔 승수(3승 10무 13패)와 맞먹는 수치다. 홈 2연승 역시 2년 만에 처음 달성했을 정도로 극심했던 부진을 단번에 털어냈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1일 홈구장인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02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에서 팰리스를 2-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3승 3무 3패(승점 12)를 기록한 토트넘은 코번트리시티전 시즌 첫 승과 40년 만의 무실점 승리를 거둔 첼시 원정에 이어 팰리스까지 연달아 제압하며 8위로 수직 상승했다.
경기는 토트넘의 일방적인 공세였다. 전반 13분 팰리스 공격수 장필리프 마테타가 미키 판 더 펜을 향해 무리한 태클을 가했고, 비디오 판독(VAR) 끝에 퇴장 판정이 내려지며 수적 우위를 잡았다. 흐름을 탄 토트넘은 전반 25분 코너킥 상황에서 모하메드 쿠두스의 크로스를 아치 그레이가 헤더 선제골로 연결해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후반 28분에는 마테우스 페르난데스가 올린 크로스를 공격에 가담한 얀 폴 판헤케가 문전에서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쐐기를 박았다.
기록 자체가 경이적인 수준이었다. 토트넘은 이날 무려 79.4%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구단 역사상 2019년 8월 뉴캐슬전(80.2%)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이다. 슈팅 수에서도 토트넘은 34개의 슈팅을 쏟아부은 반면 팰리스에는 단 2개만 허용했다. 슈팅 차이 32개는 옵타가 공식 통계를 집계한 2003~2004 이래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다 기록이자, 2024년 5월 리버풀(울버햄튼전 36-4) 이후 EPL 전체에서 나온 최고 격차다.
올여름 3억 파운드(약 5350억 원)를 쏟아부었던 대형 영입생들의 진가도 폭발했다. 1억 파운드의 사나이 산드로 토날리는 막강한 활동량과 피지컬로 중원을 장악했고, 8500만 파운드의 페르난데스 역시 쐐기골 도움을 포함해 경기 내내 번뜩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데얀 쿨루셉스키까지 교체로 들어와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며 스쿼드의 무게감을 더했다.
'BBC'는 "과거 패배 의식에 젖어 있던 시절이었다면 팰리스 같은 약체와 경기는 기회가 아닌 바나나 껍질 같은 함정이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의 토트넘은 전혀 달랐다. 코번트리전 첫 승이라는 심리적 장벽을 깨뜨린 이후 경기장 안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으며, 지난여름 3억 파운드를 쏟아부은 대대적인 리빌딩의 결실이 드디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 제르비 감독도 경기 후 모처럼 환호했다. 그는 "우리가 보여준 열정, 공을 빼앗겼을 때의 믿기지 않는 반응 속도, 집중력이 빛났다. 경기 막판 찬스에서 더 냉정해져야 하지만 까다로운 승부에서 승리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는 토트넘이다. 승리에 굶주려야 하고 연승을 이어가 팬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 동시에 불과 2주 전 우리가 강등권인 최하위에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선수단과의 정직한 미팅 이후 분위기와 정신력, 선수들 간의 관계가 완전히 달라졌다. 3연승에 만족하지 않고 이 태도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