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5차전 혈투 끝에 KIA 타이거즈를 제압, 2년 만에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무대를 밟게 됐다.
삼성은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KIA를 6-1로 꺾었다.
이로써 1차전에서 패한 뒤 2, 3차전 승리 후 4차전에서 재차 패했던 삼성은 '끝장 승부'인 5차전에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삼성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오는 3일부터 정규시즌 1위 팀인 KT 위즈를 상대로 대망의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승장'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올 시즌 시작할 때 목표로 했던 우승을 향한 첫 관문을 뚫었다"며 "한국시리즈에서도 이 분위기와 기운을 다시 한번 끌어올려 올 시즌 목표로 했던 부분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삼성의 한국시리즈행을 견인한 일등 공신은 단연 선발로 등판한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였다. 후라도는 7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다. 후라도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에 등판, 13⅔이닝 동안 단 2자책점만 내주며 평균자책점 1.32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박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었던 것은 다 후라도 덕분이다. 긴 이닝을 책임졌고,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안겨줬다"며 "이번 투수진의 영웅은 단연 후라도"라고 극찬했다.
이어 박 감독은 "숨은 최우수선수(MVP)는 이승민"이라며 왼손 필승조 이승민의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이승민은 이번 PO 5경기에 모두 등판, 5⅓이닝 동안 단 1점(평균자책점 1.69)만 내주는 철벽투를 펼쳤다.
박 감독은 "5경기에 모두 나왔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텐데"라면서 "항상 (이)승민이는 KIA 상위 타순에 맞춰 준비를 시켜놓았다. 김도영, 해럴드 카스트로, 나성범 등 중심 타선 상대로 중요한 상황마다 자기 역할을 확실하게 해줬다. 플레이오프를 통과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는 정규시즌 몇 경기와 비슷한 피로도가 있는데, 5경기를 완벽하게 소화해줬다. 투수 쪽 히어로는 후라도와 이승민"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타선에서는 리드오프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한 김지찬이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박 감독은 "최형우가 선제 타점을 올렸지만, 이후 찬스에서 김지찬이 적시타를 쳐준 덕분에 경기 초반 확실하게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추가점이 필요할 때도 훌륭한 역할을 해줬다. 박승규도 적시타를 보태 승기를 확실히 잡을 수 있었다"고 짚었다.
이날 삼성은 6-1로 크게 앞선 9회초 마무리 원태인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무조건 이기기 위해 등판시켰다. 포스트시즌에서 투수를 아낄 상황은 아니었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원태인의 보직은 아직 백지상태다. 박 감독은 "일단 1~3차전 선발(크리스 페덱, 후라도, 최원태)은 준비돼 있다"면서도 "원태인을 한국시리즈에서 선발로 쓸지는 몸 상태를 체크해봐야 한다. 선수 본인의 의사도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있는 만큼 코칭스태프와 심도 있게 고민해 결정하겠다. 엔트리에서도 시리즈가 길기 때문에 투수를 보강할지 고민하겠다. 변동이 있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플레이오프 기간 타격 부진과 더불어 잇따른 실책으로 마음고생을 한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에 대해서는 굳건한 믿음을 보였다. 박 감독은 "타격이 갑자기 좋아질 수는 없다. 계기가 필요하다. 디아즈는 수비에 대한 자부심이 큰 선수다. 그런데 광주에 이어 5차전에서도 실책이 나왔다. 그런 부분이 타격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면서도 "플레이오프를 잘 넘겼으니, 한국시리즈에서는 팀이 원하는 진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뢰를 보냈다.
한국시리즈를 목전에 둔 박 감독이 가장 경계하고 보완을 지시한 부분은 다름 아닌 '수비'다. 삼성은 이번 PO 4차전과 5차전에서 연달아 뼈아픈 수비 실책을 노출했다. 박 감독은 "수비가 단단해져야 한다. 정규시즌에는 수비가 우리의 가장 큰 자랑이자 자부심이었다.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다소 움츠러들고 위축된 모습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비도 타격처럼 자신 있게 해야 반응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며 "한국시리즈는 작은 실책 하나, 사소한 부분에서 승패가 갈릴 수 있는 만큼 선수들이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주전 좌익수 구자욱의 부상 여파로 지명타자 최형우를 좌익수로 기용해 온 부분에 대해서도 변화를 시사했다. 박 감독은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는 대구구장과 크기와 구장 환경이 다르다. 코치진, 트레이닝 파트와 면밀히 상의하겠다"며 "최형우가 1차전 빼고 계속 수비를 소화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 부분도 다방면으로 트레이닝 파트와 고민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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