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최초 외국국적동포 선수이자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세터 오드리 박(24·한국명 박혜린)이 데뷔를 눈앞에 뒀다.
이번 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V리그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는 경기는 3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의 맞대결이다. 마나베 마사요시(63)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은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다른 구단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고, '공공의 적'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지난달 28일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전력 보강까지 이뤄졌다. 전체 1순위 지명 확률 20%를 뚫은 IBK기업은행이 미국 UCLA 출신 세터 오드리 박(24·한국명 박혜린)을 선택했다. 키 180㎝의 오드리 박은 UCLA 주전 세터를 거쳐 미국 프로배구 메이저리그배구(MLV) 콜럼버스 퓨리에서 활약했다. 외국국적동포 선수의 드래프트 참가가 허용된 첫해 전체 1순위로 지명되면서 V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문제는 시간이다. 드래프트 이후 첫 경기까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공격수들과 충분히 호흡을 맞추기 어려웠다. 명세터 출신 마나베 감독이 새로운 장신 세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곧바로 데뷔 기회가 주어질지가 관심사다. 현대건설 역시 새로운 조합으로 맞선다. 오랜 기간 중앙을 지켰던 양효진(37)이 은퇴한 대신 베테랑 배유나(37)를 영입했다. 새 외국인 선수 조던 윌슨(23·등록명 조던)과 복귀한 아시아쿼터 메가까지 가세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전력을 구축했다.
남자부에서는 5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맞대결이 눈길을 끈다. 올해 중국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왕빈(25·삼성화재)과 장추안(32·현대캐피탈)이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격돌한다.
먼저 강렬한 인상을 남긴 쪽은 후배 왕빈이다. 키 196㎝의 아웃사이드 히터인 그는 지난 1일 KB손해보험과 V리그 데뷔전에서 양 팀 최다인 35점을 폭발시켰다. 공격 점유율 44.44%, 공격 성공률 63.46%를 기록했고, 후위공격으로만 11점을 올렸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에서 통합우승을 이끈 토미 틸리카이넨(39) 감독을 영입했다. 여기에 왕빈이 합류하고 베테랑 세터 유광우(41)가 공격을 조율하면서 첫 경기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반면 키 205㎝의 아포짓 장추안은 지난달 31일 대한항공과 개막전에서 15점을 기록했으나 팀의 0-3 완패를 막지 못했다. 2024~2025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뒤 지난 시즌 대한항공에 우승을 내준 현대캐피탈로서는 자존심 회복이 절실하다.
같은 날 광주에서는 SOOP 수퍼스가 새로운 구단명으로 첫 홈경기를 치른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를 인수해 출범한 SOOP은 5일 SOOP 스타디움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한다. 초대 사령탑은 과거 남자부 OK저축은행을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김세진(52) 감독이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지난 1일 흥국생명 원정에서 0-3으로 패했다. 박은서와 서지혜 등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전력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외국인 선수 오드리아나 피츠모리스(29·등록명 오드리아나)의 활약은 반가웠다. 어지럼증으로 여수 KOVO컵에 결장했던 오드리아나는 흥국생명전에서 팀 내 최다인 15점을 올렸다. 상대인 한국도로공사 역시 GS칼텍스와 개막전에서 패해 첫 승이 필요한 상황이다.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는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 두 공격수가 자존심을 걸고 맞붙는다. 대한항공의 잰더 케트진스키(26·등록명 케트진스키)와 한국전력의 쉐론 버논 에반스(28·등록명 쇼)가 주인공이다. 두 선수 모두 캐나다 대표팀에서 아포짓으로 활약했지만, V리그에서는 서로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
키 207㎝의 케트진스키는 대한항공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변신했다. 헤난 달 조토(66) 감독의 구상에 따라 임동혁(27)과 동시에 코트에 나서면서 공격의 높이를 끌어올렸다.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지난 여수 KOVO컵 결승에서 25점을 올리며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고, 현대캐피탈과 V리그 개막전에서도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키 206㎝의 쇼는 이미 검증된 거포다. 지난 시즌 36경기 139세트에 출전해 862점을 올리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세트당 서브 0.42개로 이 부문 2위에도 올랐다. 한국전력은 석진욱(50) 신임 감독 체제에서 세터 이민규(34)와 파키스탄 국가대표 출신 아시아쿼터 우스만 파야드 알리(27·등록명 우스만)을 영입했다. 여기에 신예 윤하준(20)의 성장까지 더해지면서 새로운 공격 조합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