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민연금 470조 운용역 '보수한도' 깨뜨렸다

심재현 기자, 박준식 기자
2015.02.09 06:11

2~3년내 보수 총액도 글로벌 수준으로 상향 계획…우수인력 확보 발판 마련

국민연금이 기금운용 전문직의 보수 한도를 사실상 폐지한다. 해외 연기금에 비해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 '스타급' 전문가를 확보하고 중·장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8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운용전문직의 연간 보수 인상률 한도를 공단 일반직과 분리, 별도 적용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직무에 관계없이 정부가 발표하는 공무원 및 공공기관 직원 보수 인상률을 일괄 적용했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임금 인상률을 3.8%로 제시했다.

국민연금은 최광 이사장 취임 이후 운용직의 보수체계 개선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으나 이해관계 상충에 따른 조직 내부 반발을 겪다 최근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인건비는 국회 예산 심의를 통해 총액 배정되기 때문에 운용직의 보수 인상률을 높이려면 공단 일반직원들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며 "이를 두고 내부 갈등을 빚다 최근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운용직은 공무원 수준에 그쳤던 보수 인상률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010년 동결 이후 5년 동안 평균 3%를 밑돈 인상률이 어느 정도 현실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국민연금은 이와 별도로 2~3년 안에 운용직의 보수 총액 자체를 해외 연기금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 운용직의 보수는 해외 경쟁기관 운용직 연봉의 74~91% 수준에 그친다.

국민연금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규모가 올해 500조원을 넘어서고 10년 안에 1000조원을 넘어선다"며 "운용직의 보수를 단계적으로 인상해 해외 연기금 상위 수준에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지난 연말 운용직의 성과급 체계도 대폭 손질했다. 기존에 목표성과급과 초과이익성과급으로 구분했던 성과보수체계를 목표성과급, 조직성과급, 장기성과급으로 개정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된 이후 한 번도 지급되지 않은 초과이익성과급을 조직성과급, 장기성과급으로 돌려 장기 재직자 등을 우대하면서 성과급 지급 규모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이 운용직 보수체계에 잇따라 손을 대는 것은 처우 현실화를 통한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국민연금의 운용전문성 확보와 수익률 개선을 위한 선결과제로 보수 현실화를 꼽아왔다. 3년 단위 계약직이라는 불안정한 신분과 열악한 보수로는 우수인력을 끌어들이기는커녕 인재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국민연금보다 평균 2배 이상 많은 연봉을 지급한다. CPPIB가 미국 월 스트리트 출신의 우수인력을 대거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보상체계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기금규모와 국민연금 위상에 맞는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펀드매니저 700여명가량이 활동하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문가를 끌어와야 한다"며 "경쟁운용기관 수준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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