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돈'보다 '인맥'...김빠진 금호산업 인수전

김남이 기자
2015.03.23 06:58

박삼구 회장 의식한 재계와 금융권 인수전 참여 소극적...인수후보들 인수추진력 잃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자금'이 아닌 '인맥'으로금호산업인수전을 유리하게 이끌고 있다. 박 회장의 영향력을 의식한 재계와 금융권이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인수전에 뛰어든 사모펀드(PEF)들이 인수 추진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호반건설도 김상열 회장의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당선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이 직접 재계와 금융권 고위층에 인수전관련 도움을 요청하면서 함께 다른 인수후보의 자금 조달을 견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을 의식한 재계와 금융권이 적극 나서지 못하며 인수전이 '소문난 잔치'로 전락했다는 분석이다.

매각 주체인 채권단 내부도 금호산업이 박 회장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에 최근 금호산업 보다는 금호고속 매각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두 기업 모두 박 회장에게 줄 수 없다는 움직임이다.

IB 관계자는 "우선매수권을 손에 쥔 박 회장이 다른 후보들의 자금 조달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현재 인수전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모펀드(PEF)가 사실상 이름만 걸어둔 상태로 금융권에서 인수전과 관련한 움직임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1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금호산업이 매물로 나오면 금융권에서 인수금융 참여를 위한 움직임이 있어야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금호산업의 경우 KDB산업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은행들이 채권단을 형성하고 있다. 이 경우 은행권은 적극적인 인수금융 조달로 금호산업의 몸값을 올리고, 인수금융 참여로 제2의 수익을 얻는 것이 보통이지만 영업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재계도 박삼구 회장을 의식해 전략적투자자로 적극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인수전에 참여한 PEF들은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할 대기업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PEF는 정부에게아시아나항공의 운영을 허가받을 수 있는 기업의 참여가 필수다.

실제 다섯 곳의 인수후보 중 금호산업 실사에 적극 나서는 곳은 호반건설과 IMM 프라이빗에쿼티(PE) 정도다. 인수전이 시들해지자 금호산업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인수의향서 마감날인 지난달 26일 3만300원(이하 종가기준)에 달했던 주가는 지난 20일 2만3400원으로 22.8%나 하락했다.

인수후보 중 유일한 전략적투자자인 호반건설도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광주상의 회장 취임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의 회장 당선 뒤 인수전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김 회장은 지난 20일 취임식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며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히며 인수전을 완주할 것이라는 의중을 내비쳤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인수전을 완주하더라도 무리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같은 호남기업인 호반건설과 금호그룹이 과열 경쟁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새로 취임한 김 회장에게 이 같은 여론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김 회장도 "변동 여지가 너무 많아 (금호산업에 대해) 언급하기 힘들다"며 "금호산업 실사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 의사결정이 나올 것이고 이를 조만간 설명하겠다"며 입장 변화에 대한 여지를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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