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회계법인 "대우조선, 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

김남이 기자
2015.08.18 14:30

반기보고서에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 제기'… 2년 내 상장폐지 확률 8.4%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대우조선해양이 올 상반기 감사에서 기업 존속 능력에 불확실성이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 기업이 향후 사업활동을 계속 이어가는데 중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보고서의 강조사항을 통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장법인 1848개사 중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이 제기된 기업은 4%에 불과했다.

회계감사는 기업이 계속해서 구매, 생산, 영업 등의 기본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전제로 이뤄진다. 하지만 기업이 중대한 문제로 사업을 계속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 이 가정이 흔들리게 된다. 이를 감사보고서에 기재한 것이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이다. 이는 회사가 사업을 더이상 지속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투자자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회계업계에서는 이를 중대한 위험으로 생각한다. 특히 연간사업보고서가 아닌 반기보고서에 이런 문제가 제기된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심각한 상황에 빠져 계속기업이라는 근간이 흔들릴 때 강조사항에 넣는 것이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이라며 “감사기간이 비교적 짧은 반기보고서에 기재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안진회계법인이 대우조선해양에 기업 존속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기한 요인은 올 상반기 2조원 이상의 순손실과 유동성 부족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건조 경험이 부족한 해양프로젝트에서 급격한 공사원가 증가로 올 상반기 2조463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유동성 부족도 심각하다.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는 14조6670억원인데 1년 내에 융통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11조4280억원이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3조2890억원 초과한다.

그나마 유동자산도 현재 갖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9190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에 현금화가 쉬운 금융상품 등을 더해도 2조6679억원이다. 현금화가 불확실한 미청구구공사(6조1874억원)와 재고자산(1조8917억원)이 전체 유동자산의 70.7%를 차지한다. 빚을 갚을 돈이 부족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보통 유동성 부족 등으로 기업 존속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회계법인은 회사측에 자구안을 요구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안진회계법인에 △KDB산업은행 등 주요채권단과 경영관리협약 체결 △사업구조조정(주력사업 외 자회사들의 청산 및 매각) △주요자산의 매각(본사 사옥, 마곡산업단지 사업 전면 재검토) △산동법인 일부 지분매각 및 망갈리아 조선소의 사업규모 축소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강조사항을 넣는 것이 의무사항은 아니다”며 “투자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가능하면 강조사항을 기재하지 않는데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자구안으로도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강조사항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감사 결과 적정 의견을 받았으나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이 강조사항으로 기재된 회사의 경우 2년 내에 상장폐지될 확률이 8.4%(2013년 기준)에 달한다. 강조사항이 없는 기업에 비해 6.8% 포인트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계는 현재 지표를 사용하기 때문에 미래를 나타내지 못한다”며 “기업의 미래에 불확실성이 있는 경우 강조사항을 통해 일정 부분을 보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래예측이 쉽지 않은 만큼 존속 능력에 불확실성이 제기됐다고 해서 기업이 반드시 부도난다는 의미는 아니며 다만 투자자들에게 참고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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