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비상장사 부정거래 조사..피해 투자자 수천명

송정훈 기자
2015.11.19 03:23

부정거래 혐의 포착, 해외자금 유치 등 허위사실 유포, 다수 투자자들에 고가에 주식 매도해 부당이득 챙겨

금융감독원이 비상장사의 대규모 불공정거래행위 조사에 착수했다. 최대 수천 명의 투자자들이 불공정거래행위로 피해를 입은 혐의가 포착된데 따른 조치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대형 비상장사들의 부정거래와 관련한 혐의를 잡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에 불공정거래 행위가 포착된 인터넷 서비스업체 A사는 언론 보도와 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해외에서 수백억원을 투자받았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이 회사는 이후 수천 명의 투자자들에게 자사 주식을 고가로 매도하는 방식으로 수백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사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은 투자자들에게 자사 주가가 유명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회사의 주가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홍보하며 주식 매수를 적극 권유한 사실도 적발됐다.

온라인 교육업체 B사는 투자설명회와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외국어 번역 어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수백명의 투자자들에게 비싼 가격에 자사 주식을 매도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정황이 포착됐다. 이 회사는 자사가 개발한 앱이 100여개에 달하는 외국어를 번역할 수 있다고 허위사실을 알려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금융당국이 비상장사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당국은 그간 상장사의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만 조사를 벌였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비상장사는 부정거래, 상장사는 부정거래와 시세조정, 미공개정보이용 등이 불공정거래로 규정돼 있다. 금융당국은 비상장사가 상장사와 달리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관련 부정거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비상장사들은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 검찰 등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가 상대적으로 허술한데다 공시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공모주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아예 비상장사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비상장사들은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도 않고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상장사든 비상장사든 50인 이상에게 신규 발행 증권과 기존 발행 증권의 취득을 권유하거나 증권 모집액이 10억원을 넘어가면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상장사는 상장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식가치가 떨어져 소액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불특성 다수로부터 소액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비상장사는 공시 의무가 없어 회사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데다 주식을 쉽게 유동화할 수도 없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금감원은 비상장사의 부정거래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비상장사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부정거래 적발시 형사처벌 등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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