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IPO '확장성'에 달렸다…물류·글로벌 B2B로 승부수

자율주행 IPO '확장성'에 달렸다…물류·글로벌 B2B로 승부수

김진현 기자
2026.05.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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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성' 확보 나선 자율주행 기업/그래픽=김지영
'확장성' 확보 나선 자율주행 기업/그래픽=김지영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의 기업공개(IPO)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시장 확장성'이 떠올랐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전까지는 매출 기반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상장 과정에서 잇따라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은 매출 다변화를 통한 출구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 풀스택(소프트웨어 및 차량 자체 제작) 1호 상장에 도전했던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이하 에이투지)는 지난달 기술성 평가에서 IPO를 위한 요건을 맞추지 못하면서 상장이 미뤄지게 됐다. 에이투지는 두 곳의 평가기관에서 각각 BBB 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을 위해선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2개 기관에서 각각 A등급, BBB등급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평가기관이 자율주행의 확장성을 글로벌 로보택시 업체 기준에 맞추다 보니 주로 정부·지자체 등과 사업을 진행 중인 에이투지의 시장 확장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투지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단계인 만큼 현 시점에서 확장성을 증명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에이투지는 올 하반기부터 반영될 국내외 매출을 통해 확장성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에이투지는 지난해 11월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2월 일본에서 자율주행 택시 실증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HL클레무브와 레벨 4 자율주행 시스템 공동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B2B 파트너십을 통해 매출처 다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에 도전했다가 자진 철회한 서울로보틱스도 확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지우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서울로보틱스는 기술성 평가에서는 A·BBB 등급을 획득했지만 IPO를 철회했다. 라이다 기반 3D 인지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특정 B2B 영역에 국한된 매출 규모와 사업 확장성의 한계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로보틱스 역시 BWM 외에 닛산 그룹의 공장 물류 자동화 프로젝트 상용화 등으로 B2B 매출 확대에 집중해 IPO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 벤처캐피탈(VC) 심사역은 "사업 확장성 부족이 지속적인 상장 걸림돌로 작용할 경우 자율주행 섹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이에 따라 화물 운송 등 물류 중심의 자율주행 기업들이 매출처 다변화 측면에서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는 시각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장기적으로 상장을 준비 중인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은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마스오토는 카메라 시스템에 기반한 자율주행으로 화물 운송 시장을 조준하고 있다.

마스오토는 미국 서부에서 3379㎞ 구간의 시범 자율주행 화물 운송을 마치고 해당 노선을 고정화해 유상 운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모비스(425,000원 ▼14,000 -3.19%), 현대글로비스(227,000원 ▼11,500 -4.82%), 우체국, 이마트(106,700원 ▼1,400 -1.3%)24, 롯데 등과 협력해 5개 고정 노선에서 유상 운송을 운영 중이며, 연내 이를 10개 노선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라이드플럭스 역시 중장기적으로 기술특례상장을 염두에 두고 B2B 비즈니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B2G 매출 중심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찌감치 B2B '미들마일 트럭(기업 간 화물 운송)'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라이드플럭스 관계자는 "현재 매출은 B2G 중심이긴 하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는 B2B 매출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 운송 시장에 더해 여객 운송 분야에서도 매출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서울 상암에서 안전요원 없는 로보택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올해 말부터 내년 사이 B2B 부문에서 유의미한 매출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완전 자율주행 대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집중해 확실한 매출처와 확장성을 증명한 기업은 상장을 앞두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일 스트라드비젼의 코스닥 일반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승인했다. 스트라드비젼은 지난달 10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2014년 설립된 스트라드비젼은 인공지능(AI) 기반 객체 인식 소프트웨어 'SVNet'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2024년 5월 두 곳의 전문 평가기관으로부터 각각 A등급을 받아 특례상장 요건을 충족했다.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비결은 다변화된 글로벌 고객층으로 꼽힌다. 유럽과 미국은 물론 신흥 시장인 중국, 인도 등의 완성차(OEM) 기업을 대상으로 B2B 매출이 발생한 점이 확장성 문제에서 발목을 잡히지 않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스트라드비젼은 글로벌 완성차 기준 SVNet 누적 탑재량이 500만대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성 평가기관마다 원칙이 다르지만 최근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바로 확장성"이라며 "다양한 분야로 외연을 넓혀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할 구체적인 데이터나 수치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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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와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산업 전반을 취재하며 투자·혁신 흐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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