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인상, 수혜업종 찾기 분주

안재용 기자
2015.12.17 05:17

은행 보험 자동차 디스플레이 원자재주 '방긋' vs 조선 기계 운송 상사 성장주 '울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됐다. 글로벌 증시를 짓눌렀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미국 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아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다만 업종별로는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금리와 환율이 크게 요동치면서 각 업종이 서로 다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예대마진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은행과 보험, 달러 강세로 수출 효과가 기대되는 자동차 디스플레이 통신장비 등의 업종이 미국 금리인상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과의 금리 차를 줄이기 위해 한국은행 또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경우 이미 재무구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운송 상사 유틸리티 건설 철강업종 등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국내 금리 상승... 수출·은행·원자재주 '맑음'=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국내 금리가 미국 기준금리에 맞춰 상승할 것으로 보고있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경기에 따라 저금리를 유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선진국 시장과의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나타나는 자본유출 등의 부작용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금리 상승 수혜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은행과 보험 등 금융주다. 은행은 금리가 오르면 대출이자와 예금이자의 차이인 예대마진이 확대돼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순이자마진(NIM)도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의 경우에도 이자마진과 투자수익률이 개선돼 긍정적이다. 금리가 오르면 과거 고금리 환경에서 고정금리로 판매됐던 상품들에 대한 역마진 부담도 축소된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채권수익률 상승 등 자산운용이익 증가를 불러와 보험업종에 분명한 호재가 된다"며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자동차 IT 디스플레이 통신장비 등 수출주의 수혜가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수출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수출물량 증가가 나타날 수 있고 단기적으로도 재무제표상 이익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최근 달러 강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원/달러 환율의 방향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지만 원화와 동조화가 진행중인 위안화 약세가 나타나고 있어 원/달러 환율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금리인상 이후 엔화 약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자동차 등 일본과 경쟁하는 업종의 경우 더 큰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엔화 선물에 대한 약세 배팅이 줄고 있다"며 "일본 경상수지 호조로 엔화 가치와의 괴리도 커진 상황이라 미국 FOMC 이후 엔화 약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중혁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 개선으로 교역량이 증가할 여건이 마련됐다"며 "수출주에 대한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회복으로 화학 등 원자재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과거 미국 금리인상 시기를 살펴보면 달러 방향성의 경우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원자재 가격은 모두 상승했기 때문이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세계 경제가 회복 기조에 있다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 원유와 구리 등의 가격이 오를 개연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재무구조 악화 업종에는 악재... 성장주 '흐림'=조선 철강 기계 운송 등 오랜 업황 부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업종의 경우에는 금리인상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자부담이 높아져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업종들은 금융부채에서 자산을 뺀 순부채 비중이 크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이자보상배율이 낮아 이자비용이 조금만 오르더라도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제약 바이오 화장품 등 고밸류에이션 성장주도 금리인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이익보다는 미래 이익이 높은 구조라 금리가 인상되면 이익할인율이 높아져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할 때 이익분포가 먼 미래에 위치한 성장주는 가치주에 비해 할인 폭이 크다"며 "올해 말까지는 아직 성장주가 유리한 환경이지만 내년초부터 2분기까지는 성장주의 주가가 주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과 유틸리티도 금리인상으로 악영향이 예상된다. 건설업의 경우 한국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인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주택 수요자들의 이자부담이 높아지면 건설업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틸리티 업종도 금리 인상으로 자본조달비용이 상승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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