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설립준비를 책임질 지휘관으로 김주원 지주 사장(사진)을 내정했다. 오너인 김남구 부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 사장은 사업 파트너인 카카오와 함께 법인설립부터 조직구성, 영업전략 수립 등 사업전반을 논의할 예정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김 사장의 자리를 카카오뱅크로 옮기는 임원인사를 결정한데 이어, 조만간 한국투자증권에서 카카오뱅크 근무를 원하는 직원들을 공모할 예정이다.
공모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카카오와 함께 100여명의 조직을 만들고, 이후 조직수요와 지원현황을 보며 인력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파견직도 있으나 소속기업을 옮겨 카카오뱅크에 입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재 카카오뱅크 태스크포스(TF)에는 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 양사 임직원으로 구성된 30여명의 파견직원들이 근무중이다.
김 사장은 이들 직원들을 지휘하며 카카오와 인터넷은행 사업과 관련한 주요 의사 결정을 책임지는 최고경영자(CEO)급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설립추진단장이나 위원회 의장 등의 직급이 거론되는데 구체적으로 확인되진 않았다.
조직구성과 함께 지분정비 등의 밑 작업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앞서 은행지주회사 관련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한국투자증권 100% 자회사인 한국투자캐피탈을 인수한 바 있다.
카카오역시 산업자본 지분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은행법이 개정되면 추가 출자를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한국금융지주가 50%, KB국민은행 10%, 카카오가 10%로 참여하고 있으며 나머지 8개사가 각 4% 이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김 사장의 인사와 관련해 증권업계에서는 "은행업에 대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의 의욕을 보여주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앞선 2012~2013년 우리금융(현 우리은행) 인수를 검토하다 최종 단계에서 중단하는 등 은행업 진출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광주은행 등 잠재적 매물이 나올때 마다 한국금융지주가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 배경이다.
앞서 부친인 김재철 동원산업 회장 역시 은행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동원그룹은 지난 2002년 하나은행 지분을 4% 보유한 대주주였고 김재철 회장은 2010년까지 하나금융 사외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은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시절부터 김 부회장을 보필해온 인물로 내부에선 오너의 오른팔이란 평가가 붙는다"며 "그런 인사를 출범을 앞둔 카카오뱅크에 보내기로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이날 김 사장의 이동에 따른 후속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카카오뱅크로 '국내 첫 인터넷은행'이라는 타이틀을 딴것 못지않게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패한 후유증도 크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김 사장의 이동에 맞춰 이강행 한국투자증권 부사장은 한국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2그룹 24본부 체제에서 3그룹 25본부 체제로 전환했다. 새로 IB그룹을 신설해 2개 본부를 배치하는 등 사업역량 강화에 큰 공을 들였다. IB그룹장은 김성환 전무가 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