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민연금·우본 쟁탈전' 삼성·한투·NH證 웃었다

반준환 기자, 김은령 기자
2016.02.01 09:35

큰손 낙점 전쟁 성적표 나와 증권가 후유증 극심

국민연금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주식시장의 '큰 손'이라 불리는 연기금 투자자 쟁탈전 결과가 증권가에 상당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경쟁에서 승리한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은 담담한 표정이나 좋지 않은 결과를 받은 곳은 임원 경질설이 도는 등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 거래증권사 선정에서 주식일반거래 40개사와 사이버거래 8개사, 인덱스거래 18개사를 각각 확정해 통보한 상태다.

국민연금은 총자산 500조원대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4대 연기금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매년 10조원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하는데, 이 자금은 증권사를 통해 주문을 낸다.

증권사는 보통 반기마다 선정하는데, 평가기준에 따라 1~3그룹으로 나뉘고 국민연금은 이에 맞춰 주문규모를 달리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의 경우 증권사 등급별로 거래할 수 있는 한도가 크게 차등화된다"며 "예컨대 1그룹 증권사에 1000억원을 준다면 2그룹에는 300억원, 3그룹 100억원을 주는 방식이라 등급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과거 국민연금공단에서 일부 직원들이 거래 증권사 평가순위를 조작하는 일이 발생했던 것도 이 같은 이해관계가 컸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주식과 관련해 국민연금 평가 1그룹으로 분류된 증권사는 골드만삭스증권,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TB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었다.

2그룹에는 노무라금융투자, 다이와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바클레이즈 캐피탈, CLSA코리아증권, CS증권, KB투자증권이 포함됐다.

3그룹은 도이치증권, 동부증권, 맥쿼리증권, 메릴린치증권, 모간스탠리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JP모건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증권, 홍콩상하이증권(서울), BNP파리바증권, CIMB증권,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 IBK투자증권, LIG투자증권, SK증권, UBS증권 등 20곳이었다.

이 밖에 인덱스거래 1그룹은 삼성·유진투자·한국투자·NH투자증권이 포함됐고 2그룹은 대신·KDB대우·미래에셋·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CLSA코리아증권 등이었다. 3그룹은 동부·메리츠종금·유안타·키움·현대·하이투자·IBK투자·KB투자증권 등이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국민연금 국채입찰대행과 회사채 등 인수거래, 유통시장거래에서도 모두 1그룹을 배정받는 등 좋은 성과를 올렸다. 반면 KDB대우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 현대증권, 유안타증권 등은 체급에 비해 성적표가 좋지 못한 편이다.

중소형사 가운데 유진투자증권은 국내주식 일반거래와 인덱스거래에서 대형사를 누르고 1그룹을 받았고, 지난해 그룹을 배정받지 못했던 신영증권은 국내주식에서 2그룹으로 올라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증권사 평가는 정량 80점, 정성 20점이 각각 배정되는데 세부적으로는 재무안정성과 금융감독원 징계, 법인영업직원의 보직변경 여부 등이 반영된다.

특히 리서치센터 배점이 30점으로 가중치가 높고, 주식운용 실적에 관련한 것도 비중이 높다. 결국 리서치와 주식운용 부문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나뉘었다는 얘기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신영증권은 리서치부문의 배점이 좋았고 유진투자증권은 법인영업 부문의 기여도가 높았던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선 증권사에서 국민연금 유치전과 관련한 물밑 갈등도 있다"며 "결과가 좋았던 곳에서는 법인영업팀과 리서치센터의 생색내기 갈등이 크고 등급이 내려간 증권사는 책임 떠넘기기가 만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연금 뿐 아니라 우정사업본부의 거래증권사 평가결과를 놓고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된다"며 "우체국예금과 보험의 주식 투자액이 점증하며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 우정사업본부의 위탁주식 거래증권사 선정에서 A등급은 KDB대우·대신·NH투자증권이 받았고 B등급은 신한금융투자·키움·SK증권이 배정됐다. C등급에는 ·동부·미래에셋·삼성·하나금융투자·KB가, D등급은 메리츠종금·유진·이베스트투자,·하이투자·한국투자·LIG투자증권이 받았다.

우체국보험의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평가에서는 대신·KDB대우·신한금융투자·LIG투자증권이 A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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