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사업 혼선에… 신세계 전략실 대수술

AI사업 혼선에… 신세계 전략실 대수술

유엄식 기자
2026.05.04 04:00

오픈AI와 협업중단 등 배경
의사결정 엇박자 속 재정비
임영록 사장, 실장겸임 해제
정용진, 직접 체질개선 지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부인 한지희씨의 데뷔 앨범 발매 콘서트에 참석해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김근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부인 한지희씨의 데뷔 앨범 발매 콘서트에 참석해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김근수

신세계그룹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 수장을 전격 교체하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주력 신사업으로 심혈을 기울이는 AI(인공지능) 분야에서 주요 업체와의 협업이 무산되는 등 의사결정 구조에 문제가 나타나자 직접 '대수술'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9일 임영록 사장의 경영전략실장 겸임을 해제하고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직만 수행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경영전략실은 조직개편을 마치고 후임 실장을 선임하기 전까지 정 회장을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은 총수 일가의 보좌를 비롯해 그룹 계열사의 경영과 사업, 재무, 인사, 홍보 등을 총괄하는 요직이다. 그룹 실무선에선 사실상 최종결정권자인 셈이다. 임 사장은 앞서 CJ그룹과의 유통·물류협력 등 굵직한 현안 실무를 진두지휘했다.

경영전략실은 지난해부터 실장을 보좌하는 부사장급 경영총괄과 경영지원총괄이 잇따라 교체됐다. 지난해 5월엔 김민규 경영지원총괄이 교체됐고 그 바통을 이어받은 김수완 부사장에겐 최근 권한을 조정해 대외협력본부장을 맡겼다. 이번엔 조직의 최상단인 임 사장까지 교체한 것이다.

업계에선 그룹의 새 먹거리인 AI 사업문제로 진통을 겪은 게 이번 조직개편을 촉발한 결정적 배경이란 해석이 나온다. 사업파트너를 놓고 그룹 내 전략방향이 엇갈리면서 정 회장에게 부담을 안겼다는 이유에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16일 미국 기업 리플렉션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국내 최대규모인 250MW(메가와트) 규모의 AI데이터센터를 짓는 프로젝트를 위해 손잡았다. 중장기적으로 10조원 이상 투입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신세계가 유통에서 AI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신호탄이었다.

정 회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협약식에 직접 참석했고 이 자리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도 참석해 한미 경제동맹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신세계그룹은 이어 지난달 6일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AI 커머스 도입, AI 쇼핑 에이전트 개발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챗GPT 내에서 이마트의 모든 상품을 검색하고 결제와 배송을 아우르는 완결형 AI 커머스 모델을 2027년까지 선보이겠다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11일 만인 지난달 17일 신세계그룹은 AI 커머스 분야 사업파트너를 리플렉션AI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오픈AI와의 협업중단을 공식화했다.

신세계가 최종 사업파트너로 리플렉션AI를 선택한 것은 정 회장과 각별한 관계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리플렉션AI 협업과정에 도움을 준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을 없애고 직접 지휘하는 형태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신임 경영전략실장엔 내부인사를 발탁할 것으로 보이는데 직급과 전략실 경험 등을 고려하면 한채양 이마트 대표 등이 후임자로 거론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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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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