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중인 경남기업이 오는 4월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회사 수완에너지의 매각은 경남기업과 별개로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과 IB(투자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법원은 경남기업의 'M&A 추진 및 매각주간사 선정' 신청을 허가·통보했다.
경남기업은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M&A 주관사 선정 허가서를 제출했다. 경남기업은 같은 날 경남기업이 보유한 자회사 수완에너지 지분 20%의 매각 주관사 선정 허가서도 제출한 상태다. 1000억원 규모로 평가되는 수완에너지 지분 매각은 경남기업 회생계획안에 따른 자산 매각 성격을 띠어 경남기업 M&A와는 별개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 관계자는 "법원 통보를 받는 대로 경남기업이 매각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며 "수완에너지 지분 매각의 경우 경남기업과의 패키지 매각이 아니기 때문에 주관사 선정도 별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의 결정이 나면서 이달 중에는 매각 주관사 후보인 주요 회계법인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가 보내질 것으로 보인다. 삼일·삼정·안진·한영 등 '빅4' 등 주요 회계법인들의 경남기업 매각 주관사 선정 경쟁이 시작된다.
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는 삼일회계법인을 제외한 삼정·안진·한영 등 사이의 경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미 경남기업을 비롯해 함께 회생을 신청한 계열사들(경남인베스트먼트 대아레저산업 대아건설 대원산업건설)의 법정관리 조사위원을 맡고 있어서다.
경남기업 M&A는 회생 계획안의 채무 변제 계획을 고려했을 때 매각가가 대략 5000억~7000억원선을 기록하는 빅딜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경남기업은 현재 회생담보권을 포함해 5조원이 넘는 회생채무를 떠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생 계획안에는 대부분의 회생채권 중 10.5%를 현금변제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규모가 큰 만큼 경남기업은 올해 들어 회계법인들이 주목하는 잠재 회생 매물로 여겨졌다. 매각 걸림돌이었던 계열사 경남인베스트먼트 소유의 랜드마크72빌딩 PF(프로젝트파이낸싱) 채무가 최근 경남기업의 자산 목록에서 빠지면서 매물로서의 매력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건설사인 경남기업의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물론 있지만 빅딜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회계법인들 사이에서 주관사를 따내기 위한 관심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 아너스빌' 브랜드 아파트로 유명한 경남기업은 2000년 초반까지 탄탄한 종합건설업체로 꼽혔던 회사다. 국내 증시 상장 1호 건설사로 기록되기도 했다.
하지만 건설경기 악화 타개책으로 추진했던 해외자원개발사업이 실패하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이명박 정부가 시작된 2008년부터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투자형태로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했지만 러시아 캄차카 석유탐사 사업이 2010년 철수하면서 총 2억5284만 달러(약 3000억원)를 날렸다. 이 때문에 지난해 4월 해외자원개발 융자 사기와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성완종 대표가 자살에 이르기까지 했다.
결국 경남기업은 지난해 3월말 주요 계열사들과 함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42년 만에 상장폐지되기에 이르렀다. 회생절차 신청 직전인 2014년말 연결 기준 재무제표에 따르면 회사는 2조3500억원에 달하는 부채와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