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중소형주 역발상 투자가 필요한 이유

최석환 기자
2016.09.21 09:14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최근 주가하락은 시장의 과도한 염려에 의한 것으로 오히려 급격하게 떨어진 종목들은 더 매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 들어 중소형주의 하락으로 수익률 부진을 겪고 있는 메리츠자산운용의 존 리 대표가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에 담긴 글이다. 앞서 메리츠자산운용의 '코리아 펀드'는 지난해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한 중소형주 덕분에 탁월한 성과를 내며 1조원 이상의 시중 자금을 끌어 모아 스타펀드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중소형주의 조정이 길어지고, 국민연금 등 기관자금이 대형주 위주로 쏠리면서 -20% 안팎으로 수익률이 급락하자 존 리 대표가 진화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메리츠코리아 펀드와 같이 중소형주를 담고 있는 펀드들의 올해 성과는 참담했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지난 19일 기준)은 -1.39%였지만 중소형주 펀드는 -10.29%에 달했기 때문이다. 3% 가까이 오른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수익률도 -2.30%를 나타냈다. 그러다보니 조정이 아닌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진단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삼성자산운용의 간판 중소형주 펀드인 '중소형포커스(FOCUS)'를 운용하는 민수아 밸류주식운용본부장도 "지금 중소형주 수익률은 2009년 이래 대형주와의 괴리가 최대로 벌어져 있다"며 "이익이 탄탄한데도 이상하게 빠지고 있는 과매도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이유없이 무차별적으로 떨어지는 하락장세가 이어지면서 바닥에 근접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소형주를 매입할 절호의 기회라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펀더멘탈에 문제가 없는 중소형주의 경우 인내하고 기다리면 반등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저평가 국면에 있다는 것이다.

존 리 대표는 "보유종목의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와 14%, 24% 증가했다"며 "투자기간이 짧지 않고 긴 호흡으로 투자한다면 큰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했다. 민 본부장도 "2009년 대형주 장세 이후 2010년에는 중소형주에 수급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수익률이 급반등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의 저자인 랄프 웬저는 미국 월가에서 손꼽히는 소형주 투자의 개척자로 흔히 대형 우량주에 투자해야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한 역발상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의 유행에서 소외된 주식을 매수하고 가장 인기가 높은 주식을 매각하라"며 "이 말은 진부하지만 항상 기억해야 할 교훈"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성장 잠재력이 뛰어나고 재무건전성이 우수한데다 주가가 싼(내재가치가 빼어난) '작지만 강한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닥론'에 '과매도' 분석까지 나오는 현 시점에서 '중소형주'를 다시 봐야 하는 이유다.

"가치에 비해 가격이 싼 중소형주가 넘쳐나고 있다"며 "할 수만 있다면 운용 중인 펀드에 담긴 종목에 투자하고 싶다"던 한 펀드매니저의 하소연을 곱씹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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