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한 방울로 5분 안에 어떤 암에 걸렸는지, 암이 몇 기까지 진행됐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지니고 있는 의료진단 혁신기술 업체 아스타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달 6~7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1만3000~1만8000원)를 확정한 후 9~10일 일반공모를 진행한다.
국내외 의료계에서 아스타는 '진단기술의 삼성전자'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IPO(기업공개) 시장에서는 의문이 다소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잠재력은 충분해 보이나 사업적인 성공까지 연결되는데 적잖은 시간이 걸린 바이오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더라도 IPO 공모가를 만족시킬 수준의 성적을 거둘 수 있느냐는 꼬리표도 붙는다.
아스타 역시 "섭씨 99도까지 뜨거워 졌지만, 마지막 1도의 관건을 넘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데, 예상보다 '끓는 점' 도달이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노벨 화학상 토대로 한 아스타 진단기술
아스타의 미래를 엿보려면 일단 2002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다나카 고이치를 알아야 한다. 화학이 아닌 전기공학을 전공한 그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시마즈 중앙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우연히 레이저를 활용해 단백질을 이온화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이 연구가 노벨상으로 이어진 것은 혈액 등에 있는 단백질을 분석해 질병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 암 등 주요질환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들의 종류와 양을 알면 병명과 진행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의 골자다.
현재 생명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이용되는 말디토프(MALDI-TOF MS)라는 분석기술이 이를 토대로 하고 있다. 혈액 등의 구성물질을 이온화시킨 후, 이온들이 검출기에 도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해 분자량을 분석하면 질병을 분석할 수 있다.
2006년 설립된 아스타는 공개된 이 기술을 보다 정교하고 대중적으로 만든 세계적인 회사로 꼽힌다.
최대주주인 조응준 회장은 녹십자 사장 출신이고, 함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양선 대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세명대 교수와 한양대학교 바이오칩센터 소장을 맡았던 석학이다.
이들은 당시 1대당 50만~100만달러에 달했던 말디토프 분석기의 가격을 1/3 수준으로 낮추는 동시에 업소용 냉장고 3~4대 크기였던 것도 중형 냉장고 크기로 소형화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말디토프 분석기에 들어가는 샘플을 올리는 플레이트 가격은 1개당 2000달러에 달했는데, 특수기술을 활용해 1회용 소모품으로 바꾸는 동시에 가격도 크게 낮췄다.
당시 연간 수만개의 플레이트를 쓰던 하버드 의대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제품을 받아갈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플레이트 회사가 됐다.
◇세계 최고의 질병 데이터베이스, 5분 만에 피 한 방울로 암 진단…
말디토프 분석기와 부품, 플레이트 등 소모성 자재까지 모든 걸 직접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지닌 것은 아스타가 유일하다. 아스타의 경쟁력은 이게 다가 아니다.
말디토프 분석기를 통해 혈액 내의 물질을 이온화하면 수천개의 성분이 검출된다. 나이와 성별, 인종, 과거 병력, 신체적 특성 등에 따라 각각 다른 자료가 나오기 때문에 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고 관련 소프트웨어도 갖춰야 한다.
업체들의 경쟁력이 여기서 좌우되는데, 믿을만한 분석 소프트웨어를 지닌 곳은 미생물 검사부문에서 독일의 브루커와 대한민국의 아스타, 그리고 프랑스 비오메리유 외에는 없고, 암진단의 경우는 현재 아스타가 유일하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아스타는 1만개 이상의 미생물 데이터와 2000개 이상의 암환자(난소암 및 유방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박테리아 동정의 경우 세계최고수준(99% 이상)의 확률을 자랑하고 있으며 유방암 및 난소암의 경우 90% 이상의 판독성을 지니고 있다.
아스타는 2014년 질병 뿐 아니라 미생물 검사도 가능한 말디토프 분석기를 포함한 종합 검사 시스템 마이크로아이디시스(MicroIDSys)도 출시했다. 말디토프 기반 미생물 검사에 관한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현재 아스타를 포함해 전 세계 3개사밖에 없다.
전세계 미생물 검사 시장은 2012년 26억달러에서 지난해 32억달러 이상으로 커진 것으로 추산되며 2020년에는 4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조응준 아스타 회장 "세균성 질병 99% 맞춰"
조응준 아스타 회장은 "분석시간 단축과 정확도 향상을 위해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인공지능(AI)을 반영한 질병진단 기술을 병행하고 있다"며 "암 외의 다른 세균성 질병은 알고리즘 분석으로 99% 이상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현존하는 모든 기술 가운데 가장 빠르고 가장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우리의 기술을 토대로 하는 분석기법이 확산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암과 관련한 진단에서는 아스타가 유일하게 관련한 데이터 베이스를 갖추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조 회장은 "국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말디토프 분석기로 10대 암과 치매, 백혈병 등의 진단이 대부분 가능하다"며 현재 아스타는 데이터베이스를 완성해 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질병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되면 의사들의 진단오류가 크게 줄고 적절한 치료가 가능해 완치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암의 경우 1년에 1~2회 정도만 방사선 등 영상학적 진단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조기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예후를 진단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피 한 방울로 일상적으로 조기 진단 및 예후를 확인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기존에도 암 발생 여부를 분석하는 장비는 있었으나 대부분 중기~말기 단계에서나 파악이 가능했다. 여기에 떨어지는 정확도와 긴 소요시간, 비싼 비용 등의 단점이 컸다는 지적이다.
말디토프 분석기의 확장성도 주목된다. 현재는 사람의 질병 진단 등으로만 사용처가 대중적으로 알려졌으나, 눈에 띄지 않게 활용되는 분야가 많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CSI(과학수사대)의 감식에도 말디토프 분석기가 활용되며 4대강 수질검사, 조류 인플루엔자(AI), 구제역, 화학테러, 반도체 및 화학제품 불순물 분석, 식품 원산지 검사 등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외 학계, 정부에서 인정한 아스타
아스타의 경쟁력 수준은 국내외 협업기관과 정부의 평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스타는 암 진단과 관련해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제일병원, 중국 포선파마 등과 연구개발 협업을 하고 있다.
미생물 검사에는 질병관리본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서울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 생물자원센터, 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경희대, 농협식품연구원 등과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기술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도 올해 하반기 이뤄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외 시장에 본격적인 마케팅이 시작된다.
올해 1월20일 아스타는 중국 포선파마 그룹과 중국 총판계약을 체결했으며 CFDA(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 승인을 획득하면 5년간 최소 400대 이상이 판매될 전망이다. 대략 1000억원 수준의 매출이 보장됐다는 얘기다.
조 회장은 "바이오 인더스트리 산업에서 기기 및 검사 부문에서는 글로벌 톱수준을 목표로 한다"며 "독일 브루커는 물론이고 프랑스 일본이 연합한 비오메리으-시마쯔 연합도 넘어설 수 있는 기술 및 전략 기반이 이미 구축되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