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IPO(기업공개) 주관사 선정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수수료를 놓고 출혈경쟁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이 IPO 수수료를 최저수준으로 낮추고 있어서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이 대표적 사례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의 IPO 주관사 기본수수료는 전체 공모금액(최소 2조원 추정)의 0.75% 수준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인센티브 성격의 추가수수료 0.25%를 합친 전체 인수수수료는 1%. 이에 따라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인수수수료 규모는 최대 64억원 규모다.
전체 공모금액(2조2500억원)이 유사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상장 후 기본수수료(공모금액의 0.8%)에 추가수수료(0.2%)를 합쳐 1% 의 인수수수료를 주관사에 지급했다. 당시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총 45억원 규모의 인수수수료를 받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두 증권사가 받은 주관사 수수료는 대형기업 IPO시 받는 통상 수준(1.5%)과 비교할 때 0.5% 포인트 이상 낮다"며 "공모규모가 큰 것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IPO 기업 평균 수수료 2~5%와 비교하면 더욱 격차가 벌어진다.
이처럼 낮은 수수료는 증권사간 과도한 경쟁 때문이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해 초 NH와 한국투자, 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현대증권(현 KB증권), 대신증권 등이 치열한 IPO 주관사 경쟁을 벌여 NH가 대표, 한국투자가 공동주관사로 최종 선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NH, 한국투자,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키움, KB투자증권(현 KB증권) 등 7곳이 주관사 경쟁에 참여해 한국투자가 대표, NH가 공동주관사를 따냈다.
이 같은 추세는 IPO 전반에 불고 있다. 한국남동발전(0.2%), 한국동서발전(주관사별로 0.1% 안팎) 등 공기업의 IPO 수수료는 최저 0.1% 수준까지 떨어졌다. 공기업이 IPO 수수료를 대폭 낮춰도 증권사들이 트랙레코드(IPO 실적) 쌓기 일환으로 주관사 경쟁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일부 증권사들은 공기업 주관사 경쟁에서 발을 빼는 것은 물론 주관사로 선정된 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올 초 동서발전 공동 주관사 지위를 자진 반납했다.
업계에서는 일부 대형 증권사들이 IPO 매물을 독식하며 수수료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수익성 악화 부담에도 불구하고 시장 선점 차원에서 트랙레코드 쌓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IPO의 경우 공모 규모가 큰 만큼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는 등 증권사 부담이 크다"며 "상대적으로 자본력과 트랙레코드가 떨어지는 증권사들이 수수료 출혈 경쟁까지 벌이면서 시장에 진입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