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전조? '수익률 곡선 평탄화' 진실은…

하세린 기자
2017.12.06 16:24

[내일의전략] 美 국채 장단기 금리차 10년 만에 최저… "저물가 영향… 경기침체 예단 어려워"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 차(30년물-5년물)는 60bp(1bp=0.01%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면서 2007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사진=블룸버그

최근 '수익률 곡선 평탄화' 현상이 이어지면서 경기침체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급격히 오르면서 조정이 지속될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장단기(30년물-5년물) 국채 금리 차(수익률 스프레드)는 60bp(1bp=0.01%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면서 2007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되는 수익률 스프레드(수익률 곡선)는 보통 폭이 확대되면(우상향) 경기 확장을, 좁아지면(수평·우하향) 경기 위축 전망을 나타낸다.

채권 보유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유동성 리스크 등을 고려해 보통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를 웃도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장단기 금리 차이를 보여주는 수익률곡선은 대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줄어들면서 국채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지는(플래트닝)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곧 경기침체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험적으로 장단기 스프레드가 역전되면 시차를 두고 경제위기가 찾아온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 그랬다.

현재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지고 있는 건 단기물 금리가 내년 금리인상을 반영해 상승하고 있는 반면, 장기물 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의도했던 것만큼 오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물 금리는 장기 경제전망을 반영하는데 금리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건 경제주체들이 경제전망을 밝게 보고 있지 않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3분기 미국 성장률이 전망치를 상회했고, 감세안이 상원 통과를 했지만 장기물 금리가 요지부동이란 점은 경제주체들의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라는 걸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이를 자산가격의 하락 신호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겠다"면서도 "향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장단기물 금리 차가 축소된 건 경기회복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익률 곡선 평탄화는 향후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 부족 때문이라기보다는 저물가 시대에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예수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경제학자 마이클 바우어의 분석을 인용해 인플레이션 기대와 균형 실질 이자율, 기간 프리미엄 하락 등이 수익률 곡선 평탄화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곡선 평탄화 자체를 경기침체의 전조로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그는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이 하락한 게 장기 금리 하락을 설명해준다"면서 "장기 금리 기대를 결정하는 균형실질 이자율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고, 재정 정책 기대감 악화 등 기간 프리미엄이 하락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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