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증시의 잇단 사상 최고가 경신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조정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관이 코스피 주요 수급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총 2조6996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조4403억원, 1조3873억원 순매수한 것과 대조된다.
기관은 이날도 1425억원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외국인이 398억원 순매수이나 개인이 1868억원 순매도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꾸준히 ‘사자’를 부르고 있는데 21거래일 중 단 이틀만 빼고는 모두 순매수를 지속했다.
외국인이 연말 북클로징(회계연도 장부 마감) 올해 수익이 많이 난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IT(정보기술)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큰손’ 개인들 또한 대주주 기준을 피하기 위해 매도에 나선 사이 기관이 ‘빈집털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년도말 기준으로 대주주는 주식 매도시 양도소득세율 25%를 적용 받는데 이 같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개인들은 연말 주식을 매도, 지분율을 낮추고 연초에는 다시 지분을 사들인다.
현재 대주주 기준은 코스피의 경우 직전 사업년도말 기준 지분율이 1% 이상이거나 금액으로 보유주식의 시가총액이 25억원 이상일 때, 코스닥은 지분율이 2% 이상이거나 시총이 20억원 이상일 때이다. 내년 4월부터는 코스피 코스닥 모두 시가총액 15억원 이상일 때로 대주주 요건이 강화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개인이 쉬어가는 사이 기관들이 연말 윈도 드레싱(결산기 수익률 관리)을 위해 매수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관의 순매수 상위종목에 관심을 둘 만하다는 판단이다.
기관이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406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어넷마블게임즈(3631억원)LG전자(1530억원) 아모레퍼시픽(1213억원) LG유플러스(1068억원) SK텔레콤(896억원) 대한항공(867억원) 한국전력(840억원) 현대모비스(779억원) 삼성전자우(760억원) SK하이닉스(737억원) 롯데지주(66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594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주로 저가매수 매력이 큰 종목들이 기관의 타깃이 됐다.
이와 함께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KODEX 200 ETF, TIGER 200 ETF를 각각 4669억원, 2183억원 담은 것도 눈에 띈다. 코스피 추가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이 주춤한 모습이나 이익전망치의 견조한 상승으로 오히려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성과가 부진하지만 코스피 2018년 순이익 시장 예상치가 전월대비 1.1%포인트 상승하면서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오히려 8.95배로 하락했다”며 “코스피 PER이 9배를 하회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4분기 실적 우려가 있으나 2018년 실적 시장예상치의 상승세가 지속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