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지난 사흘간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전일까지 총 1조52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도 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나흘 연속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지난 1월 한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1조9756억원 누적 순매수한 것을 고려하면 사흘간의 매도 규모가 꽤 큰 셈이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5거래일 연속 ‘팔자’로 60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외인, 삼성전자서만 9300억원 순매도=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셀 코리아’ 징후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진단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1일 파격적인 액면분할 결정으로 장중 급등 하면서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한 가운데 1060원대 초반까지 밀리던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멈추고 1070원대로 반등한 것이 외국인의 매도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사흘간 외국인의 매도 상위 종목 1위는 삼성전자로 매도 규모는 9327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순매도가 사실상 삼성전자 1개 종목에 집중된 셈이다. 외국인 1월 순매수 상위 종목에 TIGER200 ETF(상장지수펀드, 3765억원 순매수), KODEX200 ETF(2963억원 순매수) 등 코스피200 지수 추종 ETF가 자리잡고 있는 반면 이를 매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 방향성보다는 개별종목의 차익실현에 중점을 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이폰 부진 등 1분기 실적 우려=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이벤트보다는 2018년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 결과 삼성전자의 1분기 시장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1조6341억원, 14조8245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 각각 50조5475억원, 9조8984억원에 비해 각각 21.9%, 49.8%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1분기 실적 전망은 3개월전과 1개월전에 비해 확실히 하향조정됐다.
3개월전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62조3592억원, 15조194억원이었으며 1개월전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63조6190억원, 15조8841억원이었다. 1개월전에 비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6.7%나 낮아졌다.
이에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이 1분기 실적부진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34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낮췄으며 외국계 증권사인 CLSA와 JP모간도 아이폰 물량감소 등에 기인한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영업이익 하향 조정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각각 33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31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내렸다.
다만 2분기부터 삼성전자 실적이 반등하면서 외국인의 귀환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간 외국인 매도 규모가 큰 편이지긴 하지만 삼성전자에 집중된 흐름이라는 점에서 이슈에 반응하는 매매 정도로 풀이된다”며 “반도체 업황과 삼성전자의 수익성 등으로 판단할 때 1분기 실적으로 원화 강세 영향 등을 파악한 외국인이 다시 삼성전자 순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