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는 올해 주식 투자자들에게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하게 해 준 종목이다. 연초 대비 2.5배 주가가 치솟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등 등락폭이 컸다. 디스커버리와 MLB가 회사 전체 매출을 양분할 정도로 실적 구조가 단순하다보니 계절에 따라, 시장 해석에 따라 쏠림 현상이 심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F&F는 전날보다 2.67% 떨어진 4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심리적 지지선인 4만원이 무너지면서 3만9400원까지 하락했지만 종가 기준으로 4만원선을 지켜냈다.
2016년만해도 F&F 주가는 1만5000원~1만7000원을 오가는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디스커버리 인기가 치솟으면서 주가도 상승 곡선을 탔다. 롱패딩이 대한민국 패션계를 강타한 지난해 겨울에는 4만6000원대까지 올랐다.
디스커버리 롱패딩 약발이 떨어질 때쯤 MLB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힙합 열풍으로 스냅백(챙이 평평한 모자)이 유행하면서 한 때 부진을 겪던 MLB 대표 상품인 볼캡(야구모자)이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 재료가 됐다.
올 들어 면세점에 입점하면서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K뷰티' 못지 않게 열광하는 필수 쇼핑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MLB 모자의 인기로 F&F 분기 실적이 30~40% 성장했다는 분석이 쏟아지면서 주가도 날개를 달았다. 올 1월초 4만2200원에 장을 시작한 F&F 주가는 무섭게 치솟아 9월5일 10만5000원을 찍었다.
하지만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순식간에 급등한 주가는 뚝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글로벌 변동성 위기가 커진 10월 급락장을 버티지 못하고 무서운 속도로 추락했다. 10월말에는 주가가 5만원선까지 떨어지더니, 이후 약세가 지속돼 현재는 4만원선도 위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 요인으로 차기 성장 브랜드의 부재를 꼽고 있다. 겨울시즌 대표 주자인 디스커버리 매출이 지난해 높은 기저 부담으로 역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한 요인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MLB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디스커버리의 성장세는 주춤한 상황"이라며 "이들 브랜드 인기를 이어갈 제3의 브랜드 등장 여부에 따라 주가 흐름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와 직결되는 실적 전망은 나쁘지 않다. 대신증권은 올해 F&F 매출액이 7070억원으로 전년(5610억원) 대비 26%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은 1150억원으로 17.3%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 두자릿 수 성장은 양호한 실적이지만, 2배 이상 폭발 성장한 전년과 비교할 때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