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행동주의 개막, SRI펀드 이번에는 뜰까

진경진 기자
2019.01.22 14:44

[오늘의포인트]"SRI 투자 이제 막 첫발 디뎌, 좀 더 지켜볼 필요 있어"

최근 한국형 행동주의 펀드인 KCGI(강성부펀드)와 국민연금 등이 주주 행동주의에 나서면서 SRI(사회책임투자) 펀드가 재도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주 행동주의의 목표가 된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한진의 주가는 KCGI가 2대 주주로 오르기 전인 지난해 11월 초와 비교해 현재 30% 가까이 급등했다.한진칼의 경우 55% 이상 상승했다.

행동주의 펀드와 국민연금이 주주 친화정책 강화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배당 확대와 주가 상승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이들 기업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SRI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SRI펀드는 지배구조가 우수하고 윤리적인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주류로 떠올랐다.

다만 SRI 펀드가 이제 첫발을 내디딘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기업 경영이 성장에만 초점에 맞춰져 있었던 만큼 펀드에서도 현재 착한 기업보다는 향후 '가능성'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SRI 펀드는 지난해 기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회장님 갑질 사건 등 이슈로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여러 자산운용사에서 앞다퉈 출시했다. 현재 국내에서 설정된 SRI 펀드는 총 21개(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다.

하지만 관심 대비 유입 자금은 많지 않았다. 전체 펀드 중 설정액이 100억원이 넘는 펀드는 8개에 불과하다. 개인 투자자보다는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개인들의 자금은 많지 않은 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달간 들어온 금액은 64억원 수준이다. 최근 1년간 34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한달간 들어온 금액이 적지 않은 편이다. 그나마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서 해당 펀드에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에서 최선의 이익은 과거 재무적 이익에서 비재무적 이익(사회적 후생)과 윤리적 이익까지 포함됐다"며 "투자대상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고려해 기업의 장기적 가치 창출, 기업의 ESG 경영 지속가능성 구축 등에 기여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좋은 기업이 항상 좋은 주식은 아닌 만큼 SRI펀드의 성과는 좋지 못한 편이다. 전체 SRI 펀드 중 최근 6개월 기준 수익률이 각 펀드 벤치마크 수익률을 웃돈 곳은 9곳에 그친다. 코스피 지수가 상승 곡선을 그린 최근 한달로 기간을 좁히면 그나마 14개 펀드로 늘어난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SRI 투자는 이제 막 첫발을 디딘 것에 불과하다"며 "SRI 투자 확산이 한국의 기업 투자 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