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격에 나섰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에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과세 부과로 보복을 예고했다. 두 고래들의 싸움 사이에서 한국 증시는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다.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리라던 기대감은 짙은 안개에 휩싸이며 한국 증시는 변곡점에 놓였다.
1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83포인트(0.14%) 오른 2081.84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일대비 1.36포인트(0.19%) 오른 710.16에 거래를 마쳤다. 미·중 무역 갈등 격화 조짐에 뉴욕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며 국내 증시 역시 힘겨운 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이달 초 반도체 업황 부진, 실적 침체 등으로 이미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며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미·중 무역 갈등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하락 폭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윗 등 양국의 입장 발표에 따라 증시 흐름이 변하고는 있지만, 6월 말 양국 정상회담이 예정돼있어 최악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지금보다 더 빠질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관세 인상에 맞불 논 중국…6월 1일로 예고하며 협상 여지 남겨
중국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600억달러(약 71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 5140개 품목에 대한 관세율을 최대 25%로 인상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최근 미국이 2000억달러(약 2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25%로 인상한 데 대한 보복이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은 보복을 해서는 안되며 더 악화될 것"이라는 트윗을 올린 지 2시간 만에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미·중 무역분쟁의 핵심은 미국의 요구를 중국이 법제화할 것인가에 달렸다. 미국은 '지적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금지 및 산업보조금 지급 금지'를 법제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법률 개정이 아닌 한 단계 낮은 국무원 행정 법규나 명령을 공포하는 수준으로 마무리 짓자고 맞서고 있다. 한쪽이 전향적으로 양보하지 않는 이상 협상은 이뤄지기 힘들다는 뜻이다.
시장은 양국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관세 부과는 다음 달 1일로 예고한 만큼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는데 기대감을 걸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백악관 만찬에서 "중국과의 무역 협상 성공 여부는 3~4주 안에 알게 될 것이고, 아주 성공적일 것이라 예감한다"고 한 것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3~4주는 양국이 상대국에 부과한 관세 적용 시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장 초반 1190원대까지 급등했던 환율은 1180원대로 떨어졌다.
◇"협상결과, 3가지 시나리오따라…'2010선 후퇴 또는 2200선 탈환'"
시장이 전망하는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로 정리된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역시 미·중 무역협상의 조기 타결이다. 양국의 두 정상은 다음 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회의에서 만날 예정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강력한 압박에 의해 중국이 지적재산권과 산업정책에 대한 협상 궤도 복귀를 이루게 될 경우 5월 의제조율, 6월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기존의 미중 협상 로드맵이 복원될 수 있을 것"이라며 "5월 내 합의될 경우 금융시장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이다. 김용구 연구원은 코스피는 관련 리스크 부각 직전 레벨인 2200선 탈환 시도와 함께 경기민감 수출주, 대형주 반격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봤다.
관세 인상 후 추가 협상을 하는 방안도 나온다. 관세를 상향 조정하더라도 미·중 무역협의가 진행되면서 점진적으로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전 연구원은 "우리의 기본적인 시나리오"라며 "5월 협상 결과에 따라 G20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화에 대한 논의가 추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위험자산 진영은 '노딜'에 따른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며 "코스피는 2010~2150선 사이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반복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정책 수혜주(중국 인바운드 소비재, 비메모리 등), 고배당주(우선주) 등이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극단적으로 미·중 무역협상이 결국 결렬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무역전쟁의 시작이다. 전 연구원은 "미국의 강경 대응과 중국의 보복관세, 냉각기를 가지게 될 경우 지난해 9월 미국의 3차 관세 부과, 미·중 협상 냉각기에 경험했던 주가 하락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G2 무역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의 극대화 가능성이 있다"며 "2010선까지 하락할 여지를 염두에 두고 현금, 자산주, 내수 방어주 등이 안전지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떤 식의 시나리오가 펼쳐지던 한동안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글로벌리서치부는 "미국과 중국이 최종 협상 타결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양국의 힘겨루기로 인한 주식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