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의 핵심적인 문제는 상속세다. 가업상속공제 제도 개편 때 상속세 감면 논의가 빠진 것은 변죽만 울린 것에 가깝다."
최근 만난 코스닥 상장사의 한 대표는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에 대해 진척된 부분이 상당히 있다면서도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가업승계를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인 상속세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연매출 3000억 원 미만 기업의 오너가 회사를 자녀에게 넘겨줄 때 과세 대상이 되는 재산가액에서 최대 500억 원을 빼주는 제도다. 중소기업의 '상속세 부족→기업지분 매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주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최초 제도가 시행됐을 때 중소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상속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제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으나 요건이 매우 까다로워 크게 호응을 얻진 못했다. 가업상속공제의 연간 이용 건수는 2015년 67건, 2016년 76건, 2017년 91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최근 이 요건을 완화하는 개편안을 내놨다. 가업상속공제 후 고용을 의무적으로 유지토록 한 규제를 완화하고 상속세를 최장 20년간 나눠 내는 연부연납제도의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상속세 자체에 대한 부분은 언급되지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 상속세는 명목세율 50%에 최대주주의 주식을 물려받을 경우 30%가 할증돼 최대 65%가 된다. 이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최고세율(26.6%)보다 한참 높은 수준이다. 또 주식 상속에 할증과세를 적용하고 있는 국가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재계에서는 상속세 인하 없이는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제대로 활용될 수 없다고 말한다. 상속세 자체가 크기 때문에 공제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중 가업 승계를 포기하거나 해외로 이전하는 경우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견실한 중소기업이지만 최대주주가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
상속세 감면 논의는 그동안 '부의 대물림'이라는 지적에 한 발짝도 앞으로 가지 못했다. 그 어느 때보다 기업 활력이 필요한 지금, 이제는 이에 대한 논의를 진지하게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