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투자협회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지원펀드 사업에 대해 일부 시장 관계자들에게서 단기성 이벤트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나무(부분)에만 집중할 뿐 숲(기업 생태계 전체)은 못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 하반기 일본과 무역갈등이 심화된 후 소부장 업종의 육성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자본시장에서도 각종 지원책이 제시돼 왔다. 자본시장의 자금이 소부장 업종에 보다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유도해 기업의 성장과 투자자의 수익을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고위 당국자들이 '소부장 전용펀드'를 잇따라 제안했고 한국거래소도 소부장 업종의 상장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던 업종에 자금이 흘러갈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다는 대의에 반대하는 이들은 없다. 다만 당국과 시장기구의 대응책이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이벤트성으로 나온다는 데 아쉬워하는 것이다. 기업환경은 생태계와 같아서 어느 한 부분만 키운다고 해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기업 감익 추세가 진행되는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소부장만 타깃으로 한 육성책보다는 이익 전반의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국내 기업 전반의 이익 창출능력은 취약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3개 이상 복수 증권사가 내놓은 전망치 평균)가 형성된 297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내년 영업이익 합계는 169조1100억원으로 올해(132조8400억원) 대비 27% 늘고 순이익 합계도 123조8100억원으로 올해(93조3000억원) 대비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018년 영업이익(183조4400억원) 및 순이익(128조3300억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가 워낙 나빴기에 내년에 큰 폭의 성장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는 착시현상일 뿐이라는 얘기다.
기업 생태계 구성원 다수가 이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자연스레 시장의 한 축인 소부장 업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기업 생태계 전체의 이익이 늘어나면 개별 기업의 주가는 물론 주가지수도 함께 올라가기 마련이다. "기업 전반의 감익 추세에 대해서는 적극적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부분에서만 해결책을 찾으려는 모습이 아쉽다"는 한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