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사태, 이른바 '우한 폐렴'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위험이 커졌다. 중국에서 벌써 4명이 사망했고, 국내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했다. 사람 간 전파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유커(遊客·중국인 단체관광객) 회복으로 기대감이 커지던 화장품과 여행, 면세점 등 중국 관련 소비 종목에 다시금 구름이 드리웠다.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은 600만명에 육박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 정부가 한한령(한류 금지령)을 내리기 이전의 75%의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애초 올해는 유커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중국인 관광객이 최대 75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면세점과 백화점 등에서 화장품 등 한국산 제품을 많이 사기 때문에 관련 업종이 수혜주식으로 꼽힌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올해 중국인 관광객은 단체 관광객 재개 여부와 시점에 따라 최대 985만명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며 수혜주인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를 기존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우한 폐렴' 확산으로 제2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춘제(중국 설) 기간 중국 내 인구 대이동으로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 혹은 외국으로 더 퍼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 당국이 정확한 (감염)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사태가 악화하면 화장품과 엔터테인먼트, 레저 관련 업종이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관광산업이 위축되고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서다. 실제로 2003년 사스 때는 홍콩 방문 관광객이 58% 급감했고, 2015년 메르스 유행 때는 6~8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평균 50% 줄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최근 주식시장에 존재했던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 기대감이 급작스럽게 우려로 바뀌고 있다"며 "차익 실현과 공매도 물량이 늘어날 여지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화장품과 엔터 등 중국 소비주에 대한 단기 악영향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반대로 건강관리 종목은 강세를 나타냈다. 우한 폐렴이 확산하면 바이러스 검측 장비나 마스크, 백신 등의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리서치알음은 "우한 폐렴 감염자 판별을 위한 열 감지 카메라 생산업체 아이쓰리시스템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우한 폐렴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박 연구원은 "폐렴이 확산한다면 중국 경기가 한때 불안해지면서 국내 경제에도 많은 부담을 주겠지만, 아직 영향은 미미하다"면서 "사스 때에는 국내 경제와 증시가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았지만, 메르스 때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는데 방역 강화 등으로 전염병 확산 위험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