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이 제휴사나 제휴카드를 이용해 쌓은 '제3자 포인트'로 상품값을 결제했더라도 2018년 부가가치세법 개정 전 거래라면 해당 금액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률상 근거 없이 시행령만으로 과세 대상을 넓힐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2일 자동차 쇼핑몰 운영업체 A사가 안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 판단을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 전합(주심 신숙희 대법관)은 같은 날 GS리테일이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도 원고의 청구를 모두 인용한 원심판결 중 일부를 파기·환송했다.
A사는 고객이 제휴사를 통해 자동차를 구매하면 매매대금의 일정 비율을 포인트로 지급했다. 고객들은 이렇게 쌓은 포인트를 사용해 다른 상품을 구매했다. GS리테일은 고객이 'GS샵'에서 특정 신용카드를 이용해 상품을 구매하면 결제액의 일정 비율을 포인트로 적립해 줬다.
과세당국은 고객이 포인트로 결제한 금액도 업체의 매출에 포함된다고 보고 부가가치세를 부과했다. 이에 A사와 GS리테일은 포인트 사용액이 상품값을 깎아준 '에누리액'에 해당한다며 이미 낸 세금을 돌려달라는 경정청구를 냈다. 과세당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정부가 2017년 개정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이 상위법인 당시 부가가치세법에 어긋나는지였다. 대법 전합은 2016년 마일리지 등으로 결제한 금액은 상품값을 할인해 준 에누리액이므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이듬해 시행령을 개정해 사업자가 직접 적립해 준 포인트는 과세표준에서 제외하되 제휴사나 카드사 등이 적립해 준 제3자 포인트는 과세표준에 포함하도록 했다. 이후 2018년 1월1일 부가가치세법이 개정되면서 공급가액의 범위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마일리지 등으로 결제하는 거래'가 추가됐다.
하급심 판단은 제각각이었다. A사는 1·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A사가 발행한 포인트로 결제한 금액은 상품값을 직접 깎아준 에누리액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GS리테일은 1심에서 패소했지만 2심에서 승소했다. 2심은 포인트 사용액이 첫 상품을 구매할 때 약속한 할인을 이후 거래에서 적용한 것이므로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017년 개정된 시행령이 2018년 법 개정 전까지는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법률의 위임 없이 시행령만으로 제3자 포인트 결제액을 새롭게 과세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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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상위법에 저촉될 뿐 아니라 법률의 위임 범위를 넘어 대통령령만으로 과세 범위를 확대했으므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돼 무효"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A사 사건에서는 해당 시행령이 유효하다는 전제에서 제3자 포인트 결제액에 세금을 부과한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했다. GS리테일 사건은 거래 시기에 따라 결론이 갈렸다. 대법원은 법 개정 전인 2017년 4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의 거래에는 부가가치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법적 근거가 마련된 2018년 이후 거래에 대한 과세는 적법하다고 판단해 이 부분을 파기·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