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서 10조 넘게 판 외국인, 지금 쥐고 있는 돈 570조

김소연 기자
2020.03.13 16:18

(상보)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증시가 충격적인 하루를 보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모두 급락해 장 중 20분간 매매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고 움직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3.43% 하락한 1,771.4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 중 한 때 8.38% 하락해 1,680.60을 찍기도 했다. 코스피가 장 중 1,700선 아래에 머문 건 2011년 10월 5일 이후 처음이다. 2020.3.13/뉴스1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에 글로벌 정책 공조마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되고 있다. 특히 '탈(脫) 위험자산' 성격의 외국인 투매가 시장 낙폭을 더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는 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2400억원(오후 4시 기준) 가량을 팔았다. 장 초반부터 투매를 쏟아내면서 코스피 지수는 장중 8%대 급락하기도 했다. 오후 들어 연기금이 등판하면서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이 약 6700억원 사고 개인도 44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이에 지수 낙폭이 줄긴 했지만, 이날 결국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 이상 하락해 1771.44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은 코로나19가 실물경제로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에 증시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달 24일 이후 하루를 제외하고는 연일 국내 증시에서 돈을 빼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24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10조원을 훌쩍 넘는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를 뛰어넘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0월 코스피 지수가 한달 만에 23% 넘게 떨어지는 동안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총 4조6000억원 어치 팔았다. 유럽 재정위기로 코스피 지수가 18% 이상 급락한 지난 2011년 8~9월 2개월 간에는 총 5조9000억원 순매도했다. 이번에는 한 달도 채 안되는 기간에 금융위기 당시의 2배 수준에 달하는 투매가 나타난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외국인은 상장주식만 581조5000억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 2월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들이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약 10조7000억원을 매도했으니, 어림잡아 아직도 570조원 이상 매도 여력이 남은 셈이다.

국가별로는 1월 말 기준 미국이 24조6000억원을 보유해 최대고, 이어 영국 4조6000억원, 룩셈부르크 3조9000억원, 싱가포르 3조3000억원, 아일랜드 2조3000억원 수준이다.

(뉴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1일(현지시간) WHO가 코로나19을 '팬데믹'으로 선언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뉴욕증시가 또다시 폭락하자 트레이더가 전광판을 보며 기도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그러나 외국인 투매를 부른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은 아직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세계 각국의 글로벌 공조만이 답이지만, 이 역시 원활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당분간 외국인 투매는 지속될 것이고, 더 이상 규모를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매는 '셀 코리아'가 아니라 '셀 위험자산' 성격이어서 지금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백신이 개발돼 최종 해결책을 찾기 전까지는 글로벌 정책 대응이 필요한데 시장 안정시킬 만한 대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정책을 봐야 외국인 매매는 안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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