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위독한 상태라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며 국내 증시가 출렁였다. 그러나 과거를 돌아보면 역대 북한 지도부의 사망 소식 등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준 것은 단기에 그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북한발 이슈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반등에 반등시도한 증시, 김정은 위독설에 장중 급락
21일 국제유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소식에 장 초반 하락하던 국내 증시는 유가 반등에 힘입어 상승을 시도했다 ‘김정은 위원장 위독설’에 다시 불안한 조짐을 보였다. 이날 미국 CNN은 미국 정부 관계자가 김 위원장이 큰 수술을 받은 후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첩보를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1% 내린 1879.38로 마감했다. 전일 1900선을 내줬던 코스피는 오전 중 1900 재돌파를 시도했다가 오전 11시 무렵에는 1840선까지 일거에 밀리며 장중 3%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장 마감 시점까지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한 채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이날 장 초반 강보합선에 머물다 한 때 5.61% 하락한 후 1.42% 내린 628.77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229.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시장 충격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안보 문제로 인해 경제가 성장하는 데 실질적인 기회비용을 지불 하거나 당장 국방비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이는 별개의 문제”라며 “투자심리에는 영향을 줘도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안보 이슈보다는) 경제와 기업실적 전망에 집중해야 한다”며 “과거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도 심리적 영향이 컸을 뿐 주식시장 본질가치에 영향을 주진 못했다”고 했다.
1994년엔 '라면 사재기' 등 기승, 2011년엔 딱 2거래일만에 회복
1994년 7월 김일성 북한 주석 사망,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에도 국내 증시는 일시적 충격 후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회복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첫 거래일이었던 1994년 7월 11일 월요일 코스피는 950선에서 약 한 달에 걸쳐 920선 아래로 밀린 바 있다. 당시는 1950년대 남북 분단 체제가 고착화 된 후 한반도가 처음으로 북한 지도부 사망이라는 불확실성에 직면했던 때였다. 이 때문에 한 때 국내에서는 라면 등 생필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코스피는 반등을 시도해 그 해 9월 중순 사상 최초로 1000을 돌파하는 등 강한 상승탄력을 이어갔다.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졌을 때는 충격 영향이 훨씬 짧았다. 과거 북한발 이슈가 단기에 그친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평가다. 그날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3.4%, 5.35% 하락했지만 불과 2거래일 후에 충격을 모두 만회하고 이듬해 초까지 약 3개월에 걸쳐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반등 피로감에 악재성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 일시적 현상"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체로 북한 관련 리스크가 일시적 영향을 주더라도 극단적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지 않았다”며 “이날 한국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3월 폭락장세 이후) 최근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진 가운데 악재성 재료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1994년, 2011년 모두 단기 쇼크에 그쳤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만으로 현 주가지수를 진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