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만큼 오른 것일까. 코로나19(COVID-19) 지속과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도 급등한 코스피는 2000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다시 급락했다. 밸류에이션(기초체력 대비 주가 수준) 부담에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진 영향이다.
증시가 일부 조정받긴 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만 극복한다면 장기 상승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8.18포인트(1.41%) 하락한 1970.13으로 마감했다. 이날 2001.6으로 2000선을 넘으며 상승출발했지만 외인과 기관의 강한 매도세로 인해 주가는 크게 빠졌다. 앞서 전날에도 코스피 지수는 2000선 회복을 시도했지만 장 막판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2000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하락장에서 매물을 받아낸 것은 역시 개미(개인 투자자) 였다. 이날 외국인이 4677억원, 기관이 4547억원 어치 매물을 쏟아냈지만 개인은 9377억원 순매수로 지수를 방어했다.
최근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는 코스닥 역시 조정을 피할 수 없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7.44(1.04%) 떨어진 708.58로 거래를 마쳤다.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긴 했지만 700선은 지켜냈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이 2873억원 어치 순매수했고, 외인과 기관은 각각 1345억원, 1467억원 어치 순매도 했다.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과 미·중 갈등이 이날 증시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과 미국에서의 경제 재개 등으로 지난 19일부터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 추가 호재가 나타나지 않자 이번엔 악재가 다시 부각됐다.
이날 중국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하지 않겠다는 보도가 나오자 증시 하락폭은 더 확대됐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향후 경기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성장률 목표치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기로 한 것을 두고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중 갈등은 지속돼 왔지만 중국 양회를 기점으로 정책 기대가 일정부분 선반영된 글로벌 금융시장과 주식시장에 단기 불확실성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대가 높아져있고 이에 따라 증시가 레벨을 높여온 만큼 단기 숨고르기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시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주가는 경기에 선행하는 지표인만큼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들의 실적도 회복된다면 현재 주가 상승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과거 경기 침체기 이후 장기간 상승장이 나타난 것처럼 이번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다시 장기 상승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기에서 경기 악화 속도는 과거보다 10배나 빠르다. 과거 평균 경기침체기는 18개월이지만 이번엔 1~2개 분기 정도고, 평균 2년 정도 지속되는 실업률 악화 기간도 이번엔 3~4개월만에 급격히 나빠졌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속도가 10배이니 주가 등락 속도도 10배인 것이 자연스럽다"며 "실제로 과거 경기침체기에서 주가 등락을 경제지표 중심으로 재구성하면 이번 약세장이 과거 패턴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밸류에이션이 급등한 것이 부담이란 지적이 많지만 이것 역시 과거 경기침체의 전형적 패턴"이라며 "단기 과열의 해소 과정은 있을 것이나 장기 상승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