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11일 새벽 오전 3시. 전 세계가 기다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온다. 경제재개 기대감에 가파른 회복세를 보여온 글로벌 증시는 FOMC 결과를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정책, 연준의 성장·물가 전망치, 연준위원들이 생각하는 금리 방향을 담은 점도표 등 연준의 발표에 따라 증시 향방과 강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발표에 저금리 기조와 자산매입 강도를 유지하고 연준의 전망·점도표 등이 긍정적인 내용을 담을 경우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보다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흥국으로의 자금이동(머니무브)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77포인트(0.31%) 오른 2195.69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반등과 반락을 거듭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오전 장중 한 때 2200선을 탈환했지만 연기금이 순매도로 전환하며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이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685억원, 508억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2183억원 순매수하며 지수하락을 방어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5포인트(0.64%) 오른 758.62에 거래를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27억원, 602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496억원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1190대를 지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5원 내린 1191.2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뚫고 내려간 것은 지난 3월 12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세계 주식시장도 둔화추세다. 9일 (현지 시간) 다우지수와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각각 1.09%, 0.78%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장중 1만선을 돌파했지만 금세 상승 폭을 반납해 0.29% 상승에 그쳤다.
미국 장기금리는 상승세다. 밤사이 미국 10년과 30년 금리는 각각 0.83%, 1.58%를 기록하며 지난주 대비 각각 15bp(1bp=0.01%), 11bp 상승했다. 통상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은 주식의 적정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상승 속도가 빨라지게 될 경우 미국 주식이 비싸지 않다는 주요 근거가 약해질 수 있어 주식 전반에 부담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전날 발표된 독일의 4월 수출지표도 가파르게 오르던 위험 선호 심리에 제동을 걸었다.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32억 유로로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수출도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시기의 지표지만 예상보다 부진이 심했고 유로존의 대표 성격인 독일의 지표 부진은 위험 선호가 너무 가파르게 진행됐다는 경계를 자극했다"며 "이에 유로존의 대표적 리스크 지표인 이탈리아-독일 10년물 스프레드는 8.7bp 확대되며 최근의 축소 흐름을 되돌렸다"고 말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심리지표 개선 속 실물지표 바닥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국면으로 추가 재정 부양 관련 신중론은 위험자산 가격 상승에 부담요소"라며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5월 고용지표 반등을 이유로 추가 경제부양책 필요성에 회의적인데, 주당 600달러 연방 실업 수당이 7월 종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추가 부양책에 대한 논의가 점차 시작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번 FOMC에서 주요 관전 포인트는 단연 연준의 성장률·물가전망과 점도표다. 특히 금리 방향을 담은 점도표는 지난 3월 긴급회의를 이유로 발표되지 않으면서 코로나19 이후 처음 공개된다.
아울러 장기금리 유지를 위한 수익률곡선제어(YCC) 도입 여부도 관심사다. YCC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운용 목표다. 장단기 금리를 설정하는 정책으로, 특히 장기금리에 목표치를 두고 채권을 매매해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경기부양 재원을 위해 미국 정부가 국채를 추가로 더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채금리 상승압력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연준이 YCC 등을 통해 일정수준으로 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향후 코로나 재확산 등에 따른 카드가 필요해 기존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그간 연준은 경제 정상화를 위해 충분히 지원할 것임을 시장과 경제구성원들에게 지속적으로 확인시켜왔고 이번 주 메인 스트리트 대출 프로그램 강화 발표 등 이미 발표한 정책들의 수정을 지속하고 있다"며 "다만 연준의 자산 매입 강도가 시장 안정화에 따라 축소되고 있고, 금융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와 향후 코로나19 여건에 따라 카드를 남겨놓을 필요가 있어 YCC 등의 강한 시사보다 기존의 톤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