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후깡패'라 불리고 기업투자도 외면…"ESG규제가 무역장벽"

황국상 기자
2020.12.07 07:18

[2020 새로운 10년 ESG] <24>-① [인터뷰] 박유경 APG 아·태 책임투자·거버넌스 총괄이사

[편집자주] ESG(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ESG 친화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금은 30조 달러를 넘어섰고, 지원법을 도입하는 국가도 생겨났습니다. ESG는 성장정체에 직면한 한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단이자 목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2020 새로운 10년 ESG’ 연중기획 기획을 통해 한국형 자본주의의 새 길을 모색합니다.
박유경 APG 아·태 책임투자·거버넌스 총괄이사

APG(네덜란드연기금)은 올해 초 액티브 방식으로 운용하는 포트폴리오에서 한국전력 지분을 전부 처분했다. 한국증시 시가총액 순위 20위권의, 국내 유틸리티 업종의 대장주인 한국전력이 APG로부터 외면을 받은 것이다.

APG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책임투자와 거버넌스 부문을 총괄하는 박유경 이사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발전자회사를 포함한 한국전력 비중이 30%에 육박한다"며 "기후규제가 강화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소를 신설하는 등 움직임이 부정적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한국전력에서 확인된 것이다. 운용자산이 8조달러에 육박하는 세계 1위 운용사 블랙록도 올 1월 전 세계 피투자사 CEO(최고경영자)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기후변화 리스크 정보공개 및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자자금을 회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아직 한국은 '기후악당' 또는 '기후깡패'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 이사는 "최근 한국정부가 그린뉴딜을 추진하고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은 분명 환영을 받을 일이지만 글로벌 기후규제 진행상황을 볼 때 너무 늦은 행보"라며 "한국 산업구조가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 비중이 높아 개선할 부분이 많은 곳으로 지목된다"고 했다.

또 "기후규제는 무역장벽으로서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탄소배출을 줄이면서 본업을 영위하기 위해 R&D(연구개발) 비용을 대폭 늘리는 등 기업 역량을 다해야 할 상황"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한국에서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는 기업의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활동) 담당자 등 일부 부서만 신경쓰던 1.0버전의 단계에서, 이제는 임원·경영진이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는 2.0버전의 단계까지는 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기업의 경영전략 핵심에 자연스레 ESG 리스크와 기회요인을 반영하는 수준에 이르는 3.0버전으로의 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SG를 단지 규제대응 차원에서가 아니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열쇠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어 "단기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주주들부터 장기 지속가능한 이익을 원하는 주주들까지 주주마다 성격이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르다"며 "ESG가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전략의 핵심에 놓일 때 다양한 주주들의 요구를 최적화된 방식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 이것이 경영진과 이사회의 책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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