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이 조선업에도 새로운 먹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의 한계를 해결할 대안으로 '부유식 데이터센터(FDC)'가 부상하면서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HD현대중공업(673,000원 ▼11,000 -1.61%)·한화오션(116,000원 ▼8,900 -7.13%)·삼성중공업(27,700원 ▲150 +0.54%) 등 국내 3사에는 FDC 관련 초기 단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3사 모두 FDC 사업에 진출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0월 오픈AI와 손잡고 FDC 공동 개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미국선급(ABS)과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50메가와트(㎿)급 FDC 개념설계 인증(AIP)을 획득하기도 했다.
FDC는 해상에 띄우는 데이터센터다. 북미 지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육상 데이터센터는 부지 확보난과 긴 인허가 기간 등으로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FDC가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해상에 구축되는 만큼 부지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규제 부담도 적어 신속한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해수를 활용해 육상에서 자연 손실되는 전력을 최소화할 수 있어 냉각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 따르면 육상 데이터센터는 전체 사용 전력의 약 절반을 냉각에 사용한다.
국내 조선사들은 향후 FDC의 하부 구조물 제작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가 강점을 지닌 선박·해양 구조물 설계 및 제작 역량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구현 방식은 다양하다. 신조 선박 형태는 물론 해양플랜트, 중고선 개조, 잠수정 형태 등 제작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FDC가 조선사들의 새로운 고수익 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특성상 대규모 물량이 일괄 발주되는 만큼 안정적인 매출 확보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은 계열사를 활용한 추가 수혜도 기대하고 있다. FDC 구축에 발전 설비와 배전 시스템, 각종 기자재 등이 필요한 만큼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를 통해 자체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삼성물산(485,500원 ▲30,500 +6.7%)·삼성전자(360,500원 ▲11,500 +3.3%) 등과 함께 FDC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실증 사업과 기술 검증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노틸러스 데이터 테크놀로지스는 2020년 캘리포니아 스톡턴항에 7㎿급 FDC '스톡턴1'을 설치했다. 싱가포르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케펠 데이터센터 역시 로양 해역 내 FDC 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양 부식과 기상 변수 등 상용화까지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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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신속하게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현지 조선소보다 납기가 빠른 국내 조선사들에게 수주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