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4개, 해외 132개 종속회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 철강 그룹사 POSCO(포스코). 자산총계 80조원대, 한해 매출이 60조원에 이른다.
규모가 큰 만큼 이슈도 많다. 국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다. 지난해엔 안전 사고 관련 이슈가 불거졌다. 회사가 큰 만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 역시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이 포스코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으로부터 "아름답다"는 극찬을 받았다. 지난해 전 세계 피투자기업 CEO들에게 기후 리스크 요소 및 대응전략 공개를 강도높게 압박했던 바로 그 곳이다.
포스코 기업시민실의 김훈태 ESG그룹장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가 어떤 리스크에 직면해 있는지를 철저히 파악해 대응하고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개선을 요구한 사항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뒤 이행해왔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미 1995년부터 환경보고서를 발간, 비재무적 리스크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해왔다. 2018년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선포한 뒤 매년 '기업시민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지속가능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김 그룹장은 "기업시민보고서에는 우리가 내세우고 싶어하는 내용보다 이해관계자들이 중요하다고 지목한 ESG 이슈들을 우선적으로 다루고 관련 정보를 정보를 실었다"며 "사업장 안전·보건 강화, 기후변화 대응을 앞세운 것도 중대성 분석을 통해 우리에게 가장 핵심 이슈라고 평가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고 경영진이 참여해 매월 열리는 운영회의 보고서 첫 장에 제시되는 네 가지 숫자가 바로 '매출' '영업이익' 등 수익성 지표와 '안전' '탄소배출량' 지표다.
회장 주재 그룹 전체 회의에서 수익성 지표 뿐 아니라 ESG 핵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지는 셈이다. 수익성 지표와 안전·기후 관련 지표가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담당 임원이 직접 그 이유와 개선계획을 내놔야 한다. KPI(핵심성과지표) 평가에 ESG 핵심 이슈가 대폭 반영된 것이다.
ESG 리스크를 관리하는 조직도 대폭 확대됐다. 지난 5월 신설된 안전본부는 최 회장이 직접 챙긴다. 기존 안전환경기획실이 회장 직속 본부 조직으로 올라온 것이다. 이미 단위 철강생산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글로벌 최고 수준인 포스코이지만 '저탄소 친환경 위원회(Council)'에서 기술·공정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 김학동 대표이사 사장이 이 위원회를 직접 주재한다.
미국·EU(유럽연합) 중심으로 진행되는 탄소 국경세 도입 움직임 등 글로벌 탄소규제 강화 추세에 대해서도 긴밀히 대응하고 있다. 김 그룹장은 ""곧 가시화될 탄소국경세와 같은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 스크랩사용량 증대 등을 통해 '저탄소 철강' 친환경 제품을 생산해 대응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2050년까지의 장기목표 뿐 아니라 2030년, 2040년까지의 단계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개발 노력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SG 리스크의 정량적 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 노력도 진행 중이다. 김 그룹장이 이끄는 ESG그룹이 이를 맡고 있다. 김 그룹장은 "ESG 등 비재무적 요소들을 재무제표에 반영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라며 "ESG 성과를 화폐가치로 측정하기 위한 '그린 어카운팅'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ESG 경영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조언도 제시했다. 김 그룹장은 "기업이 직접 ESG 리스크 요인을 꼼꼼히 따지고 현 상태대로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며 "현재 부족한 부분은 부족한 대로 솔직히 인정하고 그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지 계속 내부를 설득·관리하고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또 "그 첫 출발이 바로 지속가능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라며 "지속가능보고서를 섣불리 외부에 컨설팅을 맡겨 작성하지 말고 스스로 자사의 리스크 요인을 살펴 해당 사항을 정리하고 개선사항을 도출하는 게 장기적으로 ESG 경영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