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4거래일 연속 3000선 회복에 실패했다. 오후 들어 일부 만회에 나서기는 했지만 연일 고공행진을 하는 미국 증시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결국 주가를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인 실적 모멘텀을 회복하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07포인트(0.31%) 내린 2960.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930선까지 빠졌다가 오후 들어 기관 매도 물량이 줄면서 반등에 나섰다. 개인이 3677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33억원, 272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로 약세를 보였지만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매수세로 전환하면서 지수 낙폭을 축소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화이자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소식에 국내 기업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4.75%), 셀트리온(-5.74%), SK바이오사이언스(-14.20%) 등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셀트리온은 20만원선이 무너지면서 올해 최저가를 기록했다.
반면 리오프닝 기대감에 힘입어 대한항공(3.49%), 제주항공(5.21%) 등 항공주와 노랑풍선(6.81%), 하나투어(6.31%) 등 여행주는 강세를 보였다.
카카오뱅크는 보호예수 물량 해제 영향으로 2.80% 하락했고 카카오페이도 10% 가까이 빠졌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57%)와 SK하이닉스(0.47%)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주 9일 미국 PPI(생산자물가지수), 10일 미국·중국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부담이 재차 부각됐다"고 밝혔다.
장중 1000선이 무너졌던 코스닥도 오후 들어 힘을 냈다. 장 초반 980선까지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 전환에 성공하며 1.15p(0.11%) 오른 1002.50으로 마감했다. 개인이 271억원 순매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5억원, 24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6.12%), 셀트리온제약(-5.82%) 에이치엘비(-6.07%) 등 제약·바이오 종목이 대체로 부진했다. 반면 펄어비스(3.54%), 위메이드(10.84%), 컴투스(6.96%) 등 게임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1원 내린 1183.1원을 마감했다.
최근 들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미국 S&P500, 나스닥종합지수는 7거래일 연속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4거래일째 3000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내년 이익 증가율의 차이가 증시 향방을 가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코스피의 내년 순이익 추정치는 8월 189조원에서 현재 183조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사상 최고치 경신 전망이 나오는 S&P500 지수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시즌 기간에 미국 등 선진국의 실적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다는 점이 결정적 요인"이라며 "결국 신흥국들이 실적 모멘텀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인데, 이미 실적 전망치 하향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수출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수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효과를 반영한 결과일 뿐 물량 증가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며 "기업의 매출 가격 상승 효과는 이미 정점을 지나고 있고, 향후 물량 증감 여부가 중요한데 이는 글로벌 물류대란의 완화 여부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관점에서 이 연구원은 내년 이익증가율과 이익추정치 상향 조정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긴축 스탠스를 유지했던 시기에 주가 수익률이 턴어라운드했던 업종들의 공통점은 다음 해에 이익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