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에 강제 청산까지…반대매매 폭탄에 개미들 '악!'

홍순빈 기자
2023.10.12 04:15

코스피가 하락하자 반대매매가 폭증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막대한 수익을 위해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지만 오히려 강제 청산당하는 걸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현 시점에서 무리한 빚투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571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9.1%다.

반대매매 규모는 점차 증가하다가 올 하반기 들어 일평균 500억원을 넘어섰다. 하반기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7월 546억원 △8월 541억원 △9월 530억원 △10월 582억원이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2600선에서 2450선으로, 코스닥지수는 880선에서 810선으로 떨어졌다. 분기별로 보면 올 3분기 반대매매 규모는 일평균 531억원이었고 반대매매 통계를 집계한 2006년 2분기 이후 가장 많았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이 일정 주가 밑으로 떨어지거나 미수거래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 강제로 주식을 청산하는 걸 의미한다.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대신 증거금의 담보비율(140~150%) 이상 유지하는 걸 요구한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이 낮아지면 투자자가 직접 증거금을 메꿔야 하는데 3거래일 내로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강제 청산된다.

미수 청산이 진행되면 증권사는 개장 전 물량을 하한가로 매도한다. 개장 전 동시호가 시작과 함께 매도 물량이 대거 출회되고 주가 하방 압력을 높인다. 통상 반대매매가 발생하면 단기적 주가 하락을 유발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하락장에선 반대매매로 인한 주가 하락이 장기화돼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빚투 규모도 최근까지 줄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이 신용대출을 받아 손실분을 메꾸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을 담보로 한 빚투 규모를 나타내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초 16조5300억원 대였다가 지난 9월 20조4900억원까지 늘었다. 현재도 18조8100억원대로 올초 대비 높은 수준이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을 필두로 한 이차전지 랠리 영향으로 코스닥시장에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크게 늘었다. 올초 7조7569억원이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지난 7월25일 10조1399억원까지 오르며 코스피시장(9조9198억원)보다 많았다.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청산 물량이 쏟아지지만 오히려 큰손 투자자들인 기관과 외국인은 남몰래 '웃을' 가능성이 크다. 저가에 대거 출회된 매도 물량을 싸게 쓸어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빚투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발발하는 등 증시가 겹악재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지수가 하락하면 또다시 대규모 반대매매 청산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또는 손절매가 수급상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개인 순매수 및 신용장고가 빠르게 늘었던 이차전지 업종이나 코스닥 지수를 중심으로 확대되는 모습이 확인된다"고 했다. 이어 "가격조정이 손절매성 매도를 부르고, 매도가 또다시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신용 반대매매로 인해 단기에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하회할 수 있다"며 "2400선 이하에선 주가지수의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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