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 부정적' 1년새 76→91%...기업 경영진 '암울'

지영호 기자
2025.02.17 09:42

국내 기업 경영진 10명중 9명은 올해 국내 경제를 부정적으로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지난달 개최한 '2025 EY한영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에 참석한 국내 주요기업 경영진 3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1%가 올해 국내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응답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동일 조사에서 부정적 응답이 76%였던 것과 비교하면 1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 중 '매우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4%로 조사됐다. '긍정적'으로 전망한 응답은 9%, '매우 긍정적' 응답은 1%에 그쳤다.

거시경제는 대다수가 부정적으로 전망했지만 일부 기업들은 자사 실적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낙관론을 보였다.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성장할 것이라는 응답은 41%,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35%,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24%였다. 실적 성장을 예상한 응답률 41%는 지난해 49%에서 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EY한영은 지난 5년간 조사 결과 기업들의 실적 개선 전망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불확실한 경제 환경과 대외적인 리스크가 기업 경영진의 자신감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다.

경영진들은 올해 기업 운영에 있어 대내외 경제와 정치적 불확실성을 가장 큰 위협 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업 운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외부 리스크로는 '경기 둔화 및 경제 불확실성'이 76%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또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국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65%)와 국내 정치 리스크(57%)가 새로운 주요 리스크로 부상했다.

올해 기업 수익성 확보에 가장 큰 걸림돌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54%), 고금리·인플레이션 장기화(53%), 인건비 상승(52%)이 지목됐다. 지난해 동일 조사에서 3순위였던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올해는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지정학적 영향과 미국 달러 강세로 인한 철강, 광물, 희토류, 유가 등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응답자의 과반수는 이러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 운영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경영 전략과 관련해서는 기존 사업 강화·매출 극대화(32%)와 운영 효율화·자동화(29%)가 최우선 과제로 지목됐다. 변동성이 높은 경제 환경 속에서 신규 사업 분야 개척(24%)이나 차세대 신기술 투자(15%)보다는, 핵심 사업에 집중해 안정적인 수익과 효율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응답자 63%는 경기 침체 속에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품·서비스 혁신과 연구·개발(R&D)'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정학적, 정치 불확실성 등에 노출돼있는 현재 경영 환경에서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다. 또 밸류 크리에이션을 위해 운영 효율화·비용 절감(68%)과 AI(인공지능) 트랜스포메이션(44%)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근 EY한영 대표이사는 "올해처럼 저성장이 고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성과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며 "핵심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혁신 기술, 인재 확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는 15개 산업 부문의 기업들이 참여했으며 응답자 소속 기업 구성은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기업이 39%, 자산 규모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 기업이 20%, 5000억원 미만 기업이 41%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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